제274화
도려욱이 빈정대듯 말했다.
“대장, 네가 언제부터 자선 활동을 했다고 그래? 아, 알겠다! 자선 경매를 핑계 삼아서 네 엄마 심민아가 얼마나 악독한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거지?”
이날 자선 경매의 모든 수익금은 가난한 산간 지역의 아이들을 지원하고 학교를 보수하는 데 쓰일 예정이었다.
박지훈은 마음속으로 조용히 도려욱의 월급을 깎으며 문득 생각에 빠졌다.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눈치 없고 직설적인 녀석을 구해서 곁에 두게 된 걸까?'
그때 박진호가 아이들의 기대를 가차 없이 잘랐다.
“자선 경매는 자금 검증이 필요해서 애들은 못 가.”
박수연이 아빠의 손을 잡고 귀엽게 조르기 시작했다.
“아빠가 주최 측에 딱 한마디만 하면 오빠랑 저 정도는 들어갈 수 있잖아요! 아빠, 저 진짜 엄마랑 아빠랑 같이 가고 싶단 말이에요.”
이번이 처음으로 가족 네 명이 함께 외출하는 자리였다. 며칠 동안 아빠 혼자 엄마를 독차지했으니 이번엔 자기 차례라는 듯 박수연은 단단히 마음을 먹은 눈치였다.
심민아도 마음이 약해져 남편의 다른 쪽 손을 잡고 애교를 부렸다.
“규칙은 깨라고 있는 거잖아. 당신이 주최 측에 얘기 좀 해서 우리 아이들 같이 가면 안 될까? 응?”
방금 전까지 단호했던 박진호의 얼굴이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 심민아가 이렇게 사랑스럽게 자신에게 매달리면 아무리 굳었던 심장도 쉽게 녹아내리곤 했다.
하지만 오늘 밤 일어날 일을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아릿하게 저렸다. 오늘 밤 상처받는 사람은 자신 하나면 충분했다.
박진호는 억지로 얼굴을 굳히며 가정부를 불렀다.
“애들 데리고 올라가 있어요.”
[쿠키: 매워서 더 달콤한]
어느 유명한 인터넷 핫플레이스인 매운 갈빗집.
점원이 친절하게 물었다.
“얼마나 맵게 해드릴까요?”
심민아가 자신 있게 외쳤다.
“최고로 맵게요!”
점원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시 확인했다.
“사모님, 정말 엄청나게 매운데 괜찮으시겠어요?”
“저 매운 거 잘 먹어요.”
하지만 곧바로 그녀는 후회했다.
“매워... 너무 매워!”
심민아는 얼굴이 빨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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