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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심민아의 목소리는 울먹였지만 단단했다. 숲을 가르며 지나가는 바람 소리와 뒤섞여 퍼져나갔다. 박진운은 한참을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 심민아와 박진호 사이가 끈끈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6년이나 숨겨온 진실,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사실 앞에서도 그녀가 여전히 박진호를 믿고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 순간, 박진운은 뭐라 설명할 수 없는 패배감 같은 걸 느꼈다. 그리고 질투와 부러움 같은 감정이 더해졌다. ‘저런 믿음... 저런 사랑... 차라리 다 망가뜨리고 싶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단단한 그 감정이 그를 미치도록 불편하게 만들었다. 지금 심민아가 보이는 침착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묘비를 마주한 순간부터 그녀의 세계는 조용히 무너져 내리고 있었고 간신히 버티고 있는 건 잔해뿐이었다. 심민아는 사실 오래전부터 눈치채고 있었지만 그 생각만큼은 끝내 외면해 왔다. 그녀는 심태호의 죽음을 마음 깊이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녀에겐 단 하나뿐인 아버지, 세상에서 가장 훌륭했던 아버지였기에 추모공원에 늘어선 묘비들이 하나같이 산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숨이 막힐 정도로 의식이 까마득해질 만큼 힘든 순간이었다. 심민아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지금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도 몰랐지만 그저 빨리 박진호를 보고 싶었다. 비를 피하고 싶은 사람처럼, 사막을 헤매던 사람처럼, 물속에 빠진 사람이 숨을 참고 구조되길 기다리는 것처럼... 지금 그녀는 그저 누군가의 품에 안기고 싶었다. 현실감 없는 걸음이 한 발씩 공원을 벗어났지만 뒤에서 들려온 박진운의 목소리가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마치 쇠사슬처럼, 차갑고 무거운 감정으로 그녀를 붙들었다. “형수님, 설마 진짜 사돈어른이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믿으시는 건 아니겠죠?” 그가 가볍게 웃고 나서 곧 다시 입을 열었다. “심민아,정신 차려. 심태호 회장은 살해당한 거야.” “쿵!” 먹구름도, 빗방울도 없었는데 순식간에 하늘을 가르며 울린 천둥소리에 심민아의 세계가 산산이 부서졌다. 어둠이 몸을 감싸안았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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