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무슨 꿈을 꿨는지, 가은이는 입가에 달콤한 미소를 띠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엄마...”
부드러운 작은 몸이 허소원의 품에 살며시 파고들었다.
그 순간, 그녀는 심장이 사르르 녹아내리며 악몽이 남긴 불쾌한 감정도 단숨에 사라졌다.
“엄마 여기 있어.”
허소원은 딸을 품에 꼭 안은 채 다시 눈을 감았다.
그 시각, 허지유는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든 건, 바로 그 여자 의사였다.
처음 느껴보는 설명할 수 없는 위기감.
허지유는 곧바로 사람을 시켜 맨디라는 의사에 대해 조사하게 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겨우 받은 보고서엔 허무할 정도로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다.
단 하나 확인된 건, 그 의사는 실력은 확실하지만 정체가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다는 사실뿐.
수년 동안 이름을 날렸지만 실물을 본 사람은 거의 없었고 언제나 마스크를 써서 나이조차 짐작할 수 없다는 이야기뿐이었다.
‘대체 뭐 하는 여자야...’
허지유는 이마를 짚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여자는 확실히 유능했다.
문제는 그 자신감이 지나쳐 거먼하게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무엇보다 자신은 그 어떤 대응도 할 수 없다는 현실이 더 답답했다.
오늘 밤, 박태진이 자신을 대하던 싸늘한 태도만 떠올려도 속이 뒤집어질 지경이었다.
‘이대로는 안 돼.’
허지유는 곧바로 핸드폰을 들어 고급 약재를 수소문하라고 지시했다.
그걸 예쁘게 포장해 박태진에게 보낼 생각이었다.
다음 날 아침.
허소원은 늘 그렇듯 연구소에서 분주하게 하루를 시작했고 박태진은 집에 머물며 업무와 요양을 병행하고 있었다.
오전 10시.
정원에 있는 정자에서 박태진은 정시훈에게서 중요한 업무 보고를 받고 있었다.
보고가 끝나갈 무렵, 어딘가에서 작고 여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야옹...”
박태진은 손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고양이 소리야?”
정시훈이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시선을 돌리더니, 곧 눈이 동그래졌다.
눈앞의 덤불 틈에 작고 새하얀 무언가가 웅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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