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예쁘게 생긴 그 여자아이는 목소리마저 사랑스러웠다. 자기소개를 마치자 누군가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말했다.
“어라?”
가은은 귀에 익은 목소리를 듣고는 그쪽을 쳐다보았다. 교실 뒤쪽에 있는 박은성과 눈이 마주친 가은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두 사람은 여기서 마주칠 줄 몰랐는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박은성은 가은을 만나게 되어서 아주 기뻤다.
어린이집의 아이들이 너무 유치해서 더 이상 같이 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혼자 있는 것이 심심해서 말이 통하는 친구가 생기길 바랐다.
박은성은 좋아하는 여동생을 만나게 되어서 아주 신이 났다.
“자, 가은의 자리는 저쪽이야. 모두 새 친구와 친하게 지내자. 곧 수업을 시작할 테니 먼저 책을 보고 있어.”
선생님이 가리킨 자리는 마침 박은성의 앞자리였다. 박은성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가은한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가은아, 너도 여기에 오게 될 줄 몰랐어. 너를 만나게 되어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
만약 박은성이 어린이집에 오지 않았더라면 가은과 만나지 못할 수도 있었다. 잔뜩 신이 난 그와 달리 가은은 덤덤한 표정을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여기에서 은성 오빠를 만나게 될 줄 몰랐어. 엄마가 나를 데리러 왔다가 전남편이랑 마주치게 되면 어쩌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
가은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이때 한 여자아이가 달려와서 박은성을 불렀다.
“은성아, 우리랑 게임을 하러 가자.”
노란색 치마를 입은 여자아이는 다른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 예전의 박은성이었다면 단호하게 거절했을 것이다.
그러나 가은에게 친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고개를 돌리고 물었다.
“가은아, 너도 같이 놀래?”
가은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말했다.
“고맙지만 사양할게. 나는 게임을 좋아하지 않아서 말이야.”
말을 마친 가은은 가방에서 큐브를 꺼내더니 돌리기 시작했다. 오늘 이 큐브를 맞추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박은성이 고개를 돌리고는 노란색 치마를 입은 여자아이를 향해 말했다.
“나도 게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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