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두 사람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다음 날 아침, 허소원은 전화 소리에 깨어났다. 잠결에 받은 통화에서 오빠 성사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정미경 씨 말로는 네가 어젯밤에 기분이 안 좋아 술을 마셨다던데? 혹시 누가 널 괴롭혔어? 오빠가 지금 사람을 데리고 가서 처리할 테니 걱정하지 마.”
그 말을 들은 허소원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대답했다.
“아니에요. 오빠, 제가 알아서 할 수 있어요. 올 필요 없어요.”
성사현은 물러서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면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봐.”
허소원은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애매하게 넘겼다.
“큰일 아니에요. 그냥 옛날 사람들을 만나서 불쾌한 소리 좀 들었어요. 은혜 운운하면서 말이에요.”
허소원의 말을 듣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파악한 성사현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놈들이 그걸 감히 은혜라고 지껄여?”
성사현은 6년 전 허소원을 찾아갔을 때의 기억을 갑자기 떠올렸다. 이혼 뒤 재산을 한 푼도 분할 받지 못한 허소원은 허씨 가문 때문에 일자리도 찾지 못해 가난한 삶을 지내고 있었다. 빗물이 새는 낡은 집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냈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 밖은 비가 내리고 있었고 허소원은 불량배들에게 둘러싸여 위험에 처해 있었다.
이 모든 것이 허씨의 잔혹한 수단 때문이었다. 그들이 바로 허소원을 지옥으로 몰아넣은 장본인들이었다.
게다가 그 두 프로젝트로 허씨 가문이 여동생을 키운 정을 완전히 청산했다.
그들이 허씨 가문이 저지른 일들에 대해 보복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인의를 다한 셈이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보배 같은 여동생을 괴롭힐 줄이야.
“안 돼. 내가 직접 세온시에 가야겠어.”
“오빠, 저 진짜 괜찮아요. 제가 약해빠진 사람 아니란 거 아시잖아요. 만약 정말 해결하지 못할 일이 생기면 오빠를 부를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녀는 오빠와 가족들이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오빠를 불러온다면 상황이 더 복잡해질 것이 분명했다.
허소원은 세온시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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