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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정신을 차린 허정식은 곁에 있던 사람에게 급히 지시했다. “어서 이 일을 조사해 봐.” 비서를 재촉한 후, 그는 직접 그 두 회사에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순식간에 이틀이 지났고 허정식은 두 회사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이제야 그는 이 일이 정말 허소원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없으니까. 허정식은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아냈다. 허씨 가문은 스스로 목에 칼을 들이민 셈이었다. 허씨 가문이 두 대기업의 협력을 잃은 것은 업계에서 비밀이 아니었기에 이 소식을 들은 정시훈은 바로 박태진에게 상황을 보고했다. “허씨 가문은 아직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듯합니다. 이 일로 인해 허씨 가문은 적지 않은 손실을 보았습니다. 정말 허소원 씨와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박태진이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나도 허소원한테 이런 능력이 있을 줄은 몰랐어.” 허소원의 능력을 의심하는 게 아니라 두 회사가 허씨와의 협력을 중단하게 한 것은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지난 6년 동안 무엇을 경험했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전 부인에 호기심이 생긴 그는 정시훈에게 물었다. “전에 허소원을 조사하라고 했을 때 성남 그룹에서 일하는 것 외에는 다른 게 없었나?” 정시훈이 대답했다. “허소원 씨가 2년 전 성남 그룹에 입사한 것만 확인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명담의 본사에서 근무했습니다.” “명담?” 박태진의 표정이 약간 굳었다. “그렇다면 허소원이 지난 몇 년 동안 명담에 있었던 거야?” “이건 확실하지 않습니다.” 정시훈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지난번에 보고드렸듯이 허소원 씨의 정보는 누군가에 의해 숨겨져 있어서 지금까지도 허소원 씨의 행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런 수단을 가진 사람은 분명 일반인이 아닐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박태진은 눈을 가늘게 뜬 채 생각에 잠겼다. 허소원을 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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