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그녀에 대한 이야기
“오랜 세월 동안, 내 곁에서 그렇게 많은 일을 해왔던 걸까요?”
잠시 그 자리에 멈춰 서 있던 민지환이 문득 이렇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박현우는 순간 표정을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그게... 그렇습니다. 업무적인 부분은 제가 주로 처리했지만 대표님 생활 전반은 거의 다 사모님이 챙기셨어요. 점심 식사, 약 복용, 일정 확인까지... 사모님은 한 번도 빠짐 없이 챙겼습니다. 다만 직접 나서지는 않고 늘 저에게 전화로 지시하셨죠.”
“그럼 왜 예전에는 그런 얘기를 나한테 한 번도 안 했어요?”
민지환은 돌아서서 박현우를 바라봤다.
구재이가 그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도대체 왜 자신은 한 번도 알지 못했던 건지 진심으로 알고 싶었다.
민지환의 눈빛이 점점 압박감을 주자 박현우의 속에서는 억울함이 치밀어 올랐다.
사실 여러 번 말하려 했다.
하지만 매번 ‘구재이’의 이름만 꺼내도 혹은 ‘사모님’이라는 말만 나와도 민지환의 눈빛이 단번에 차가워졌기 때문이다.
“저... 예전에도 몇 번 말씀드리려 했어요. 그런데 대표님께서 듣기 싫다고 하셨잖아요. 저한테 그분 얘기 다시 꺼내면 혼내겠다고까지 하셔서...”
민지환은 멍하니 굳었다.
그렇다.
박현우는 여러 번 말하려 했지만 그걸 막은 건 바로 자신이었다.
“이제야 알겠네요.”
민지환의 가슴은 서서히 먹먹해졌다.
그동안 자신의 마음이 너무 닫혀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했던 모든 일들을 의심했고 늘 ‘이익을 위해서 그러는 거겠지’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구재이가 한 일들은 모두 민지환 그를 위해서였다.
“이상하죠? 요즘 며칠째 사모님이 안 오시네요. 지난번에 오셨을 때는 저희한테 선물도 잔뜩 주셨는데... 대표님 식사 잘 챙기라고 저희한테 신신당부하고 가셨어요. 그런데 결국 그 부탁도 제대로 못 지켰네요.”
그 시각, 대표 사무실 근처에서 직원 몇 명이 쉬는 틈에 나눈 대화가 마침 지나가던 민지환의 귀에 들어왔다.
그는 발걸음을 멈췄다.
뒤따라오던 박현우도 그 대화를 들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요즘 어쩐 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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