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나와는 다른 길
“내 말은 그게 아니야. 과거는 과거고, 지금은 지금이잖아. 그건 구분해야지. 그리고... 솔직히 너도 부정은 못 하잖아. 그때 구재이가 분명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네 옆을 차지한 거. 너도 마음속으로는 잘 알고 있잖아.”
조희수는 여전히 고개를 빳빳이 들며 말했고 자신이 잘못했다는 건 절대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민지환이 억울한 처지라는 식으로 몰아갔다.
“오늘 일만 따지고 봐도 결국 구재이가 다친 건 없잖아? 지연이가 할 짓을 미리 알아채 놓고도 그런 짓을 했다는 게 지나치다고 생각 안 해? 내가 말했잖아. 구재이는 우리랑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이 아니라고. 그런 사람들과 억지로 함께 가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조희수는 말을 하면 할수록 자신에게 설득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처음부터 자신들과 구재이는 동행할 수 없는 사이였는데 굳이 이런 문제를 마음에 담아두어야 할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왠지 모르게 조희수의 말을 들을수록 민지환의 마음은 더 불편해졌다. 어쩌면 예전에 그도 구재이와 자신이 같은 길이 아니라고 여겼을지 모른다. 그래서 구재이에게 무심했고 외면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무심함이 곧 이혼으로 이어져야 했던 건 아니었다.
“너 혼자 가.”
민지환은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가슴이 바늘로 찌르는 듯 따끔따끔 아파졌다. 마치 늘 무심히 흘려보낸 무언가가 사실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임을 이제야 깨달은 듯 말이다.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몸을 돌려 떠났다. 남겨진 조희수는 덩그러니 제자리에 서서 멍하니 민지환의 뒷모습만 바라보았다.
“어딜 가? 오늘 밤은 자선 파티 때문에 온 거잖아. 그리고 네가 성사시켜야 할 협력 건도 몇 건이나 있는데 지금 가버리면 그건 어쩌라고?”
“회사에 다른 일이 생겼어. 협력 건은 나중에 해도 돼.”
민지환은 지금 협력 따위에 마음을 쓸 여유가 없었다. 사업보다, 계약보다 그는 더 큰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기분이었으니까.
조희수는 그런 그를 보며 이를 빠득 갈았다. 자신이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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