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화

화산의 용암처럼 뜨거운 키스가 촘촘하게 온나연의 얼굴에 떨어졌으나 그녀는 반항할 틈조차 없었다. “경민 씨?” 어둠 속에서 온나연은 남자의 이름을 불렀다. 부부 생활을 오랫동안 해서 그녀는 여경민의 몸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여씨 저택에 들어와서 지금 그녀가 있는 침실에 들어오고 이 침대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은 별장의 남자 주인 여경민일 뿐이었다. 온나연의 몸을 제압한 남자는 잠시 멈칫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거친 숨을 내쉬면서 다시 키스를 퍼부었다. “경민 씨, 제정신이에요? 이거 놔요!” 여경민의 행위가 역겨운 온나연은 몸부림을 치면서 그의 구속에서 벗어나려 했다. 두 사람은 이미 이혼하기로 합의했고, 단지 절차만 남았다. 정으로 보나 이치로 보나, 두 사람은 이미 남남인 사이이기에, 갑자기 이런 스킨십을 하는 것은 분명 선을 넘은 것이었다. 지금의 여경민은 양아치와 다를 바 없었다. “헉!” 온나연이 주먹과 발길질로 거세게 반항하자, 여경민의 표정이 굳어졌고 흥미가 완전히 떨어졌다. 그는 온나연을 풀어주었고 어둠 속에서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 온나연은 어둠 속에서 숨을 고르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조명을 켜려고 하였다. “불 켜지 마!” 여경민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의 무겁고 차가운 목소리는 이 어둠보다 더 억압적인 느낌을 주었다. 온나연의 손이 이미 스탠드의 전원에 댔지만 누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방금 친밀한 스킨십을 해서 어떻게 여경민을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그들은 매일 밤에 서로 끌어안고 잠을 잤는데 마음속에 행복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지금은 안기는커녕 닿기만 해도 불편함을 느꼈고 행복감도 사라졌으며 끝없는 낯섦만 남았다. 이것은 본능적인 끌림에서 본능적인 거부감으로 바꾼 것인가? 곰곰이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나도 괴로웠다. 마음이 진정된 온나연은 어둠 속에서 여경민에게 물었다. “본가에 가지 않았어요? 왜 갑자기 돌아왔어요?” 그녀는 이 상황이 너무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여경민을 사랑했을 때,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