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화
“뭐라고?”
여경민은 온나연의 말투에 의아해했다.
이 일은 온나연이 너무 지나치게 한 것이 아닌가?
그는 온나연이 제대로 사과하면 개과천선할 기회를 줄까 말까 고민했었다.
그런데 자기보고 꺼지라니 말이다.
“그래, 어서 꺼져! 당신을 보면 토 나오니까!”
온나연은 더 이상 체면 따위 신경 쓰지 않기로 하였다.
그녀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여경민과 원수처럼 맞섰다.
“온나연, 너 이게 무슨 태도야? 정말 잘못이 없다고 생각해?”
어둠 속에서 여경민의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낯선 사람을 보는 것처럼 온나연을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당신은 경박한 여자들과 다를 줄 알았어. 괜한 질투심을 부리지 않고 적어도 그런 비열한 방식을 사용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한 여자를 질투한다고 해서 얼굴을 손상하는 것은 너무 악독한 짓이었다.
그는 온나연이 이런 짓을 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사실 그는 내심 온나연이 해명하고 부정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 그녀에게서 분노만 느낄 수 있는데 스스로 인정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내가 천박한 여자라는 걸 이제 알았어요? 내 눈에 거슬리는 사람이라면 철저히 짓밟아버려야 성에 차거든.”
온나연은 격노의 표정으로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리고 어디서 나온 용기인지 온 힘을 다해 여경민을 걷어차서 침대 밑으로 떨어지게 하였다.
“당신도 마찬가지야!”
“???”
여경민은 원래 물처럼 부드러운 여인에게도 이렇게 이성을 잃은 폭력성이 있을 줄 몰랐다.
그래서 무방비 상태인 그는 곧바로 바닥에 쓰러졌다.
넘어지니까 확실히 아팠다.
당황한 그는 헐떡거리며 일어나서 속으로 투덜거렸다.
‘예전에 온나연의 힘이 이렇게 셀 줄 몰랐는데?’
“온나연, 너 미쳤어? 왜 이렇게 말이 안 통해?”
온나연은 탁하고 침대 머리맡에 놓인 스탠드의 전원을 켰다.
어둠 속에 있었던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게 되었고 모든 감정이 각자의 얼굴에 적나라하게 나타나서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불이 켜지는 순간, 여경민은 레이스 실크 잠옷을 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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