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6장
이천후는 속으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다.
평소라면 꿈도 꾸지 못할 귀한 정석을 눈앞에서 연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기러기왕의 입장은 달랐다.
이 광산은 금오 대왕의 것이고 정석 하나라도 손실되면 책임은 온전히 금오 대왕에게 돌아간다.
그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분명히 가만두지 않을 터였다.
기러기왕은 이를 악물고 곁에 있던 최정예 호위에게 명령을 내렸다.
“앞쪽 보물 광맥으로 가서 가장 뛰어난 선정석 전문가이신 연우석 님을 데려와. 저놈을 당장 죽여야 해!”
하지만 그 호위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주저했다.
“천왕님, 그 광맥은 금오 대왕님의 핵심 자원입니다. 연우석 대사님은 거기를 떠날 수 없도록 되어 있는데 제가 어떻게 그분을 모셔올 수 있겠습니까?”
“그럼 다른 선정석 전문가라도 좋아! 누구든 반드시 이곳으로 데려와 저놈을 처치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 광맥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고 처벌을 받을 거야!”
그러자 호위는 고개를 끄덕이고 급히 떠났다.
그때 이천후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기러기왕을 노려보며 비웃었다.
“이봐, 잡새야. 나 죽이려고 사람 부르냐?”
기러기왕은 황급히 손을 저었다.
“아, 아니에요! 대사님, 오해하지 마세요! 저는 그런 의도가 없습니다. 이미 광부들은 다 풀어줬잖습니까. 대사님도 이젠 나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가서 뭐 하게? 내가 뭐 하는지 안 보여? 지금 이 정석을 연구하는 중이잖아.”
이천후는 태연하게 고개를 숙이고 다시 정석을 살폈다.
기러기왕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했다.
“지금... 약속을 안 지키는 겁니까?”
“네 같은 짐승한테 약속을 지켜야 할 이유가 있냐?”
이천후는 능글맞게 웃으며 얼굴을 한 번 쓰다듬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전혀 다른 인물의 얼굴로 변했는데 바로 얼마 전 금오를 처참하게 두들겨 팬 그 ‘수배자’의 모습이었다.
“너, 너... 죽음을 자초하는 자 아니야?”
기러기왕은 경악하며 뒷걸음질 쳤다.
“이제야 내 정체를 알아챘냐? 이미 늦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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