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83장
이천후는 천역 용광로를 꺼내들고 본격적으로 사자 다리 굽기에 돌입했다.
천역 용광로로 고기를 굽는 모습을 누군가 본다면 도대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할 따름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자 다리는 노릇하게 구워지고 기름이 자르르 돌았다. 산 정상에는 군침 도는 고기 냄새가 진동했다.
금빛으로 바삭해진 고기는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구워졌고 도톰한 근육 사이로 녹은 기름이 주르륵 흘러내려 보는 이의 정신까지 사로잡았다.
“다 됐다!”
이천후는 용광로의 불을 끄고 준비해둔 양념을 고기에 고루 뿌렸다.
“이야, 향이 끝내주네.”
그는 더는 참지 못하고 뜨거운 것도 개의치 않으며 한입 덥석 베어 물었다.
“이건 뭐, 지구의 어떤 바비큐보다 맛있잖아!”
그 순간.
“뭘 먹고 있는 거죠?”
산 정상 위에서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치 구천의 선녀가 하늘의 선율을 타고 부른 듯 귀를 사로잡는 소리였다.
이천후는 한입 가득 고기를 물고는 입가에 기름을 묻힌 채로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올려다봤다. 그리고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산 정상에 한 여인이 오색 비단옷을 입고 허공에 떠 있었다.
하늘은 한 점 구름조차 없이 맑고 푸르렀는데 그 여인은 마치 파도 위를 걷는 선녀처럼 동작이 가볍고 우아했다. 발끝조차 땅에 닿지 않은 채 허공에 선 모습은 인간의 것이 아니었고 오색 비단옷은 눈부시게 빛났다. 검은 머리칼은 허리까지 흘러내렸고 속세의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초월적인 존재 같았다.
다만 그녀는 얇은 천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 이천후는 그 용모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녀의 옆에는 건장한 체격의 중년 사내가 서 있었고 머리 위로는 길게 뻗은 사슴뿔 두 개가 솟아 있었다.
“하, 화형을 마친 사슴 요괴들이군.”
이천후는 시선을 거두며 코웃음을 쳤다. 전혀 놀라지도 않았다.
요즘 비선성은 서부 요역의 세력이 대거 몰려들면서 요족의 출현이 드문 일이 아니게 되었다. 전날 난입한 쌍두 사자 요괴도 요족이었다.
하지만 저 두 사슴 요괴는 범상치 않아 보였다. 기세나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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