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58장
“그랬구나.”
이천후는 작은 정원 안의 누각을 올려다보았다. 이곳에서 유일한 그 누각은 총 삼 층까지 있었다. 안개에 가려 제대로 모습을 볼 수 없었으나 그 자태는 어렴풋이 드러났다.
그런데 그 뿌연 안개는 아무래도 어떤 진법에서 흘러나온 기운 같았다.
“민희 성녀의 상태는 지금 어때?”
“내 친구 말로는 음양 성자가 조민희 성녀를 금선부로 봉인해놔서 영력을 전혀 쓸 수 없다고 해. 저 누각에 완전 연금되어 있는 거지. 게다가 음양 성자가 조민희 성녀와 혼약을 맺은 것도 결국은 조민희 성녀를 완전히 통제하고 보리도체의 본원을 빼앗기 위해서야.”
도요 공주는 이천후에게 숨겨진 진실을 털어놓았다.
이 말을 들은 이천후는 속으로 크게 놀랐다.
‘음양 성자... 정말 야심만만한 늑대 같은 놈이었군.’
보리도체의 본원을 빼앗긴다면 조민희는 단지 힘을 잃는 데 그치지 않고 목숨조차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더더욱 조민희를 구해내야 했다. 설령 오늘 목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그녀를 이곳에서 데리고 나가야만 했다.
“이천후, 제발 성급하게 나서지 마. 기회를 기다려야 해. 이 정원 안에는 금제도 겹겹이 있고 대진도 사방에 깔려 있어. 무턱대고 움직였다간 반드시 실패해.”
도요 공주의 걱정이 조심스럽게 전해졌다.
“걱정하지 마. 나도 그 정도는 알아.”
이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두 사람이 속삭이듯 전음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동안 정원 안의 시녀들이 이들을 누각 옆 작은 호숫가로 인도했다.
그제야 이들을 에워싸고 있던 안개가 걷히며 비로소 앞에 펼쳐진 풍경이 드러났다.
갑자기 호수 표면이 반짝이며 터졌고 수천 개의 빛의 조각들이 흩어졌다. 이어지는 한 줄기 피리 소리가 안개를 찢고 퍼져나갔다. 아득한 음률이 공기를 가르자 나무 위의 꽃잎들이 우수수 떨어졌고 연분홍 꽃잎들은 그 소리에 따라 공중에서 소용돌이쳤다.
모든 요족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호수 중앙 정자 지붕 끝에 걸린 일흔두 개의 유리등이 동시에 환히 밝혀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 빛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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