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75장
보후주는 백 년을 숙성한 선주고 아무리 고수라도 보후주를 한 모금만 마시면 전신을 운기해 정화를 해야 할 정도다.
그런데 십진계는 그걸 통째로 들이부었으니 마치 기름 끓는 솥에 찬물을 부은 격이었고 오장육부가 통째로 터져버리는 느낌일 것이다.
그 순간 녀석의 온몸에서 하얀 김이 세 자 높이로 솟구쳤는데 꼭 찜통에서 막 꺼낸 찐닭 같았다.
“우우웁...”
십진계는 날개를 퍼덕이며 하얀 거품을 뿜어냈고 바닥에 널브러지며 다리를 쭉 뻗었는데 빨간색이었던 볏은 창백하게 바래 있었다.
“역시 천지의 영기로 빚은 신주라 그런가. 정기가 거의 화산처럼 치솟는군.”
극광 성자는 부채로 닭 엉덩이를 툭툭 찔러보며 웃음을 겨우겨우 참았지만 어깨는 이미 들썩이고 있었다.
이제 십진계는 시체처럼 완전히 뻗어버렸다. 다리는 곧게 뻗고 부리에서는 뽀글뽀글 거품이 새어나와 마치 벼락 맞은 것 같았다.
“설마 진짜 죽은 건 아니겠죠? 저놈이 우리의 보물을 몇 개나 처먹었는데 알은 고작 세 개밖에 안 낳았잖아요. 지금 죽으면 완전 손해예요.”
서충현이 옆에 쪼그려 앉아 닭 목덜미를 찔러가며 숨결을 살폈다.
“죽진 않아.”
이천후가 두 손가락을 모아 닭 가슴팍 위로 쓸어내렸고 황금빛 광채가 번쩍이자 닭털이 바짝 곤두섰다.
“하지만 이틀 정도는 주정뱅이처럼 뻗어 있을 거야.”
그 말을 듣고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만큼 보후주에 깃든 정기는 엄청났고 심지어 십진계조차 감당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장님, 적산 쪽에서 또 새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오대 산채에서 파견된 척후가 급히 달려와 이천후 일행에게 알렸다. 적산이 또 한 조각의 선금을 꺼내 만요산으로 보냈다는 것이다.
“선금을 한 조각 더 내놓겠다니, 적산이 미쳤군. 만악 성자를 어떻게든 살려내겠단 심산인가.”
“저놈들은 내공이 정말 깊어요. 선금이 두 개나 있는 걸 보면 어쩌면 더 있을지도 몰라요.”
안연철이 혀를 끌끌 찼다.
“하하, 애쓰네. 하지만 다 소용없어. 그 두 조각은 결국 우리 황촌의 것이 될 거야.”
이천후의 눈에서 날카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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