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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9장

이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은우에게 물러나라고 손짓했다. 그리고 시선을 마을 어귀의 분주한 사람들 쪽으로 옮겼다. 온화하고 고요한 풍경이었다. 사람들 얼굴마다 웃음이 피어 있었고 그 따뜻한 표정들만으로도 마음이 저절로 누그러지는 듯했다. 핏물로 얼룩진 이 등천로 위에서 황촌은 마치 품 안에 지니고 다니는 온기처럼 살육과 전투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가슴을 데워주는 존재였다. 여기가 바로 이들의 마음속 가장 소중한 ‘집’이었다. 하지만 이 살기 가득한 등천로에서 이 따스함을 지켜내려면 반드시 강한 힘이 필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눈앞의 이 모든 것은 결국 물거품에 불과할 뿐이었다. 그때 이천후의 허리춤에 매단 조화보주가 가볍게 떨리기 시작했는데 혼돈의 기운으로 만들어진 방어막이 점점 더 옅어지고 있었다. 이천후는 보주의 파편을 손으로 조심스레 어루만졌다. 남아 있는 혼돈의 기운은 오래 버틸 수 없었고 더 이상 황촌을 숨길 수단이 없었다. 며칠 전부터 그는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해 왔다. 그러다 선천서 속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발견했는데 책에 기록된 ‘십방기문진’이라는 수정진은 한 번 완성되면 하늘조차 그 허실을 꿰뚫어 볼 수 없고 적산의 천광경조차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 무렵 그의 앞에는 각종 찬란하게 빛나는 진기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삼촌짜리 사각의 현정진반에는 주천의 성수가 새겨져 있었고 열두 개의 진기 깃발에는 지지에 부합하는 용비늘 문양이 감춰져 있었다. 그리고 진영의 핵심인 진안은 주먹만 한 공명석 한 덩어리였다. “이제 필요한 건 바로 쓸 수 있는 선정 광산 하나뿐이군.” 이천후는 멀리 비선성 방향을 바라보며 깊이 찡그렸다. 주변 십만 리 내의 풍부한 광맥은 이미 크고 작은 세력들이 모조리 차지해 버렸고 남은 건 부실한 잔맥뿐이라 진의 기초도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었다. 물론 이천후가 마음만 먹으면 선천사의 직계 후계자로서 지맥 속 깊숙이 숨은 광맥을 찾아낼 능력은 충분했다. 그 광맥들은 대개 자연적으로 형성된 진법 장벽으로 둘러싸여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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