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42장
이천후는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그 신비한 강자가 알아들 듯 말 듯한 말을 한 것은 결국 그와 거래하기 위해서였다.
그가 뇌제 부문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으니 언젠가는 그 대가로 목숨을 걸어야 할 날이 온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천후가 상대를 위해 대신 일하든 하늘을 뒤흔드는 인과의 벌을 받든 결국 피할 수 없는 등가 교환이란 얘기다.
“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이천후는 두 손을 모아 부문을 정중히 받아들이며 허리를 숙였다.
그의 눈빛은 뜨겁게 불타올랐다. 앞으로 그는 칼날 위를 걷든 구천의 뇌겁을 다시 맞든 기연이 눈앞에 왔는데 겁먹고 피할 이유는 없다.
바로 그때 구름을 가르며 김태일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네가 그 부문 속에 담긴 뇌제 비법을 완전히 깨우치고 나면 그때 다시 뇌겁액을 취해도 늦지 않다.”
그러고는 웃음을 머금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물론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겠나? 그 고대 비법은 자고로 난해한 법문이야. 너 같은 천재라 해도 십 년은 들여야 겨우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걸?”
바로 그때 수화무늬 옷자락을 두른 마른 노인이 문득 끼어들었다.
“전하, 그 뇌제 부문을 정말 저 아이에게 넘긴 겁니까?”
깊게 꺼진 주름 틈 사이에서 노인의 눈꺼풀이 떨렸다.
“지금 뇌족 놈들이 온 세상을 뒤져가며 그 부문을 찾고 있는데 그게 저 소년 손에 들어간 걸 알게 되면...”
“그럼 그건 뇌족과 저 소년 사이에 맺어진 인연이지.”
김태일은 붉은 수염을 쓸어내리며 천천히 말했다. 그의 소매 속에선 작은 불꽃이 피어올랐고 그 불꽃은 그윽하게 이마와 눈매를 비췄다.
“천뢰가 노하여 팔황을 피로 물들이는 광경... 나도 참 오래간만에 그 광경이 보고 싶어졌군.”
노인은 눈길을 구름 너머 뒤엉키는 번개 속에 두었다.
“번개가 창공을 묶고 피가 성하를 물들였죠. 저 성질머리들이 한 번 미쳐 날뛰기 시작하면... 아닙니다. 저 자식의 운명이 어디까지 가는지나 지켜보죠.”
“운명?”
김태일은 손가락 끝에 작은 황금 불꽃을 피워올렸다. 그 불꽃은 허공을 떠다니던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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