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82장
자신도 모르게 이천후의 머릿속에 그날 방시에서 억지로 낡은 나무 조각 하나를 팔겠다며 끈질기게 따라붙던 거한의 모습이 떠올랐다.
“경산... 하하하!”
이천후는 문득 진심 어린 웃음을 터뜨리며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너야말로 내 운명 속에 정해진 복성귀인이었구나!”
백오십만 오품 정석은 누가 봐도 겨우 나무 조각 하나를 산 가격이었다. 하지만 이제 돌이켜보면 그건 단순한 거래가 아니었고 지극히 하찮은 세속의 재화로 제국의 대제조차 군침을 흘릴 법한 무상의 신물을 손에 넣은 절대적 대성사였다.
이것은 단순히 득을 본 정도가 아니라 그야말로 삼천 대천세계에서도 전무후무한 하늘을 거스르는 궁극의 투자였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금이 가고 먼지 덮인 나무 파편 하나였지만 그 한 조각이 이천후라는 한 존재의 운명을 송두리째 뒤바꾸고 하늘로 솟구치게 만든 도약대가 되었던 것이다.
물론 이천후 역시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이 기연은 결코 운수 좋은 우연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가 목황공이라는 무상의 공법을 수련하고 있었기에 세계수의 잔편이 비로소 그의 손에서 깨어나고 복원되며 끝내 제압되고 융합될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그가 그 공법을 지니지 않았더라면 아무리 대제의 눈에 띄는 보물이라도 그의 손에서는 한낱 불에 타버릴 조각일 뿐, 깨울 수도 없고 다룰 수도 없었을 터였다.
경산 외에도 이천후는 또 한 사람에게 감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는데 바로 시천마군이었다.
“하하... 그 마군이 감히 선양성수 한 그릇을 아낌없이 쏟아붓는 통 큰 인심을 보여주시지 않았더라면 그 세계수 파편이 어찌 이렇게 순조롭게 각성하고 되살아나 결국 나의 무상 도기로 변할 수 있었겠어?”
“하하하, 맞아!”
곁에 있던 금빛 새끼 사자가 즐겁게 깔깔 웃으며 말을 받았다.
“시천마군은 그 절세 성수를 너를 태워 없애려는 기폭제로 쓰려고 했지만 결과로는 네 인생 최대의 신도가 됐지, 뭐냐! 자기 발등 찍는 것도 모자라 보물까지 통째로 바쳐 버렸으니, 이런 일은 천 년 만 년에 한 번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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