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85장
형언할 수 없는 굉음이 순식간에 폭발했고 육안으로도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강력한 환형 충격파가 청금빛과 은흑색의 에너지 소용돌이를 품은 채 사방으로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
그 광경은 마치 멸망의 쓰나미처럼 하늘과 땅을 삼켜버릴 기세였고 충격파가 지나간 자리마다 공간은 갈라지듯 조각조각 부서지며 그 밑의 칠흑의 허무가 드러났다.
아래쪽 그나마 가까운 거리에 있던 천마 군단은 비명조차 지르기 전에 이 충격에 휘말려 가루조차 남지 않고 전멸했다.
“푸억!”
정면 충돌의 그 순간 이천후의 얼굴빛이 급변하며 뜨거운 선혈이 입가에서 폭포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의 주먹 끝을 타고 몸 안으로 파고든 힘은 세상의 질서를 찢어발길 수 있을 듯한 상상조차 불가능한 광폭한 위력이었고 그의 내장을 고스란히 관통했다.
그가 자랑하던 신금보다도 단단한 목황강기는 마치 천적을 만난 듯 겹겹이 박살나고 무너져 내렸다.
그 마강은 극도로 지배적인 힘으로 찢고 썩히고 낡게 만들고 무엇보다 광기에 잠식시키는 수많은 부정적 법칙의 기운이 혼합되어 있었다.
그 에너지는 거침없이 이천후의 경맥 속으로 침투해 마치 짐승처럼 생기를 물어뜯으며 휘젓고 다녔다.
지나가는 곳마다 경맥은 끊어질 듯 고통스러웠고 피와 살에서 ‘지지지’ 하는 부식의 소리마저 울려 퍼졌다.
텅. 텅. 텅.
이천후의 몸은 제어할 수 없이 뒤로 튕겨나가 허공에 거미줄 같은 균열을 남기며 물러섰다.
그의 오른팔에는 뼛속을 찌르는 고통이 몰려왔고 청금빛 강기는 꺼질 듯 꺼지지 않으며 불안정하게 흔들렸다. 심지어 그 팔의 피부 곳곳에는 미세한 균열이 생겼고 그 틈에서 연한 금빛 혈액이 스며나오고 있었다.
신화경의 정점에 도달한 자가 약물을 복용하고 마혼까지 불태워 퍼부은 일격의 위력은 실로 상상을 초월했다.
하지만 그 강타에 의해 튕겨나가던 순간 이천후의 눈빛 속에 두려움 대신 한 줄기 얼음보다 차가운 살기와 날카로운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
“노마, 네 힘은 잘 느꼈어.”
그는 입가의 피를 닦으며 섬뜩할 정도로 평정심이 담긴 목소리로 내뱉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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