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16장
“영과요? 어떤 종류의 영과입니까?”
이천후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사문혈과라 불리는 영과예요.”
민예담의 목소리는 맑고 또렷했다.
“이건 상고의 이종으로 수련자가 복용하면 혈맥의 힘을 증진시킬 뿐 아니라 운이 좋으면 혈맥 그 자체의 품질을 끌어올릴 수도 있습니다.”
이천후는 그 말을 듣고 마음속이 갑자기 일렁거렸다. 혈맥을 보강하는 천재지보야 수도 없이 많지만 혈맥의 본원 그 자체를 향상시킨다는 보물은 실로 희귀 중의 희귀였다. 적어도 그가 지금껏 접한 경험과 지식으로는 그런 물건은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만약 민예담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혈과는 그야말로 세상에 둘도 없는 기이한 보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더구나 그녀가 덧붙인 마지막 한마디 ‘체내에 잠들어 있는 태고의 혈맥을 각성시킬 수 있는 희박한 가능성’ 이 말은 이천후의 가슴속에 거대한 파문을 일으켰다.
그러한 효과는 말 그대로 천리를 단숨에 뒤집는 신효였고 평범한 자질을 가진 사람이라도 단 한 번의 각성으로 천재 중의 천재로 탈태환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뜻한다.
장구한 세월 동안 만족은 수없이 교류하며 혈맥을 섞어왔고 그 결과 혈맥의 흐름은 마치 강물과 바다가 하나로 합쳐진 것처럼 뒤섞이고 복잡해졌다.
예컨대 용족과 인간족이 결합하면 그 후예의 혈맥 속에는 진룡의 숨결이 미약하게나마 깃들 수 있다.
과거 수천 년 전 고대사에서는 모든 종족을 넘나들며 인연을 맺은 괴이한 행보의 성인도 있었다. 그는 도법이 절륜했으나 기행을 일삼았고 하늘 아래 만족과 인연을 맺어 자손을 곳곳에 남겼다.
그의 혈맥은 인간과 용족은 물론 사자·호랑이·곰·표범 같은 맹수나 흉금조수의 혈맥과도 교합되어 혼잡하게 뒤섞였고 그 자손들은 수없이 번성하여 후세로 이어졌다.
그 결과 지금 생존하는 모든 생명체의 혈맥 속에는 어딘가 먼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태고의 위대한 피가 조용히 잠들어 있다.
하지만 마치 강이 바다로 흘러들며 엷어지듯 혈맥의 힘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희석되고 가라앉는다. 결국 후세의 생명들은 그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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