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3장
산산이 흩어진 보라빛 전류의 폭류는 허공에서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생명을 얻은 듯 갑자기 꿈틀거리며 살아났다.
순간 무수히 흩어진 보랏빛 강기가 뒤틀리고 응축되더니 온몸이 깊은 자줏빛으로 빛나는 거대한 전기뱀으로 변모했다. 그것들은 온몸에 사납게 일그러진 비늘을 두르고 송곳니를 드러내며 독을 품은 듯 으르렁거렸다.
그 뱀들은 하늘을 가득 메우고 소름끼치는 ‘지지직’ 하는 파열음을 내지르며 사방팔방에서 김치형을 향해 달려들었다. 물어뜯고 몸통으로 내리치는 그 맹공은 비열하고도 치명적이었고 노린 곳은 모두 급소였다.
그러자 김치형의 가슴속에서 경고가 미친 듯이 울려댔다.
‘이 여자의 힘은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광대할 뿐 아니라 기괴할 정도로 변화무쌍하고 치밀해! 조금 전까지 허공으로 흩어진 것처럼 보이던 강기가 이토록 살벌한 살수로 변할 줄이야!’
“으아아악!”
곧이어 김치형이 천지를 울리는 포효를 내질렀고 그의 몸속 에너지가 화산처럼 폭발하듯 솟구쳤다. 그리고 그는 양팔을 동시에 내질러 주먹에서 뿜어져 나온 기류가 실체를 지닌 황금빛 폭풍으로 변해 하늘을 가득 메운 뱀들을 갈가리 찢어버리려 했다.
쿵.
또다시 세상을 울리는 충돌이 이어졌고 김치형 앞에서 눈부신 보라빛과 황금빛의 섬광이 맞부딪히며 폭발했다.
쾅. 쾅. 쾅.
그 순간 김치형의 몸이 하늘에서 황금빛 궤적을 그리며 뒤로 날아갔고 그가 땅에 발을 디디자마자 두 발이 대지를 깊게 갈아엎었다. 발이 닿는 자리에 두 개의 깊은 고랑이 생겨났고 거기서 청색 연기가 피어올랐으며 그는 수십 장이나 밀려난 끝에야 간신히 몸을 멈출 수 있었다.
반면 만절 성녀는 아직도 폭풍의 한가운데에 꼿꼿이 서 있었고 만고의 빙송처럼 굳건한 자태를 유지했다. 다만 풍만한 가슴이 흰 옷 속에서 미세하게 오르내리며 조금 전의 천뢰만균 같은 일격이 그녀에게도 어느 정도의 소모를 안겼음을 알려줄 뿐이었다.
“푸억!”
김치형의 목구멍에서 달콤한 쇳맛이 치밀어 올랐고 피 한 줄기가 입가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는 태연하게 엄지로 그것을 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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