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98장

소름이 돋을 만큼 섬뜩한 소리가 공기를 찢었다. 뼈와 살이 으스러지는 소리, 금빛 갑옷이 부서지는 소리, 병기가 산산이 조각나는 소리가 마치 콩알이 튀는 것처럼 연달아 터졌고 뜨거운 선혈이 마치 괴이한 분수처럼 폐허 위로 격렬하게 터져 올랐다. 가장 앞을 돌파하던 요룡위 네 명은 비명조차 다 뱉지 못한 채 그 거대한 강기의 거목 환영에 그대로 짓밟혔다. 뚫을 수 없을 것 같던 황금 사슬 갑옷은 종잇장처럼 찢겨나갔고 단단하던 부대경의 육신이 한순간에 폭발하듯 터졌다. 살점이 흩날리고 잘려 나간 팔다리와 부서진 내장, 그리고 금빛 갑편이 뒤섞여 비처럼 서민국의 발앞에 쏟아졌고 짙은 피비린내가 순식간에 난정 소원 전체를 뒤덮었다. 쿵. 쿵. 쿵. 쿵... 곧이어 열 명이 넘는 요룡위들이 마치 거신이 던진 바위에 맞은 헝겊 인형처럼 몸이 기괴하게 비틀린 채 비명을 지르며 허공을 가르고 날아갔다. 그들의 황금 갑옷에는 금이 가득 퍼졌고 기세는 단번에 꺼져버렸으며 멀리 무너진 담과 벽에 처참하게 내던져졌다. 생사는 알 수 없었고 잠시 후 폐허 위에 고통스러운 신음과 숨이 끊어져 가는 울음소리만 메아리쳤다. 단지 이천후가 가볍게 내지른 한 번의 공격에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살기를 내뿜으며 위세를 떨치던 요룡위 정예는 마치 폭풍에 휩쓸린 밀밭처럼 절반이 죽거나 다쳤다. 남은 자들은 모두 부상투성이에 피투성이였으며 얼굴에 전투의지라고는 한 점도 남아 있지 않았고 대신 뼛속 깊이 스며드는 두려움과 어쩔 줄 모르는 공허만이 자리 잡았다. 그들은 부서진 무기를 움켜쥔 채 사방에 흩어진 전우의 피와 살점을 바라보며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떨었다. 쓰러져 신음하는 자들을 제외하면 아직 간신히 서 있는 요룡위들조차 그리고 뒤편에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서민국과 경악에 입을 틀어막은 서현지조차 모두 보이지 않는 얼음 속에 갇힌 듯 굳어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 극한의 공포가 드리워져 있었고 세상이 무너진 듯한 절망과 혼란이 뒤섞여 있었다. 그들은 이천후가 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