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41장
쿠오오오...
신마 기린은 주인의 끝을 모르는 전의를 느끼고 천지를 울리는 포효를 내질렀다.
순식간에 온몸에서 신화와 같은 불길이 솟구치고 찬란한 서광이 만 갈래로 뻗어나가며 네 발굽은 허공을 힘껏 짓밟아 산산조각 냈다.
콰과과과광...
그 소리는 마치 천둥이 구름을 가르며 하늘을 굴러가는 듯한 위세였다. 황촌 상공에 불타는 신염에 휘감긴 눈부신 유성이 하늘을 찢고 떨어지는 듯 무시무시한 기세를 실은 채 구궁 오도탑을 향해 쏜살같이 돌진했다.
그 불빛의 중심 기린의 머리 위에는 이천후가 두 손을 뒤로 한 채 서 있었고 옷자락은 바람에 날리며 그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우나연은 은빛 갑옷을 걸친 채 태양빛을 받아내며 기운을 숨기고 있었고 김치형은 붉은 머리칼을 광폭하게 휘날리며 전의가 끓어오른 눈으로 낮게 으르렁였다.
“금익대붕? 내가 반드시 똥을 싸게 패줄 거야!”
...
쾅쾅쾅...
신마 기린의 네 발굽이 허공을 연달아 깨부수며 신염이 하늘을 불사르니 그 속도는 마치 공간의 틈새를 뛰어넘는 것과 같았다.
발굽이 내려칠 때마다 뒤에는 사라지지 않는 불꽃 잔영이 길게 이어져 마치 하늘 끝까지 걸쳐진 불꽃의 신교가 놓인 듯했다.
그 달음질에 맞춰 바람과 천둥이 따르며 만 가지 서광이 터져 나오고 길조의 빛줄기가 뻗어 나갔다. 거대한 성수의 위압은 실체처럼 확산되어 지나가는 구름바다를 요동치게 하고 산맥마저 고개를 숙이게 했다.
처음으로 이런 신수의 위세를 마주한 서현지는 이미 어린 입술이 벌어지고 눈동자가 크게 뜨인 채 넋을 잃었다.
그녀는 대요 황실에서 태어나 셀 수 없는 진귀한 이수들을 본 적이 있으며 불가의 고승들이 기르는 불광을 머금은 영수들까지 직접 눈에 담은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나타난 이 용의 머리에 말의 몸을 한 성수의 위엄과 속도는 불전 속에 기록된 상고의 보살과 왕불의 좌기를 결코 능가하지도 못할 바가 아니었다.
‘황촌의 저력이 이토록 깊다니!’
그녀의 가슴속은 거센 파도로 뒤흔들렸고 황촌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새롭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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