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04장

“이 자식!” 금빛 새끼 사자의 목소리가 곧장 이천후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는데 왠지 장난기 어린 어조였다. “이번에 내가 큰 공을 세웠으니 어수환의 차단 금제는 풀어줘. 바람도 좀 쐬고... 덤으로 네 눈도 대신 좀 봐주마!” “눈을 대신 봐주겠다고?” 이천후가 눈썹을 치켜세웠다. “당연하지! 천기 성수란 애, 몸집은 작아도 영악하기가 귀신 같고 널 보는 눈빛에 날이 서 있던데? 내가 옆에서 지켜봐줘야 네가 혹시 팔려가고도 오히려 고맙다고 인사하지 않겠지!” 새끼 사자의 태도는 지극히 당당했다. 이천후는 곰곰이 생각해 봤다. 금빛 새끼 사자의 말은 완전히 믿음직스럽진 않지만 분명 눈썰미와 경계심만큼은 그보다 나았다. “좋아, 풀어주마. 하지만...” 이천후의 목소리가 갑자기 날카로워지며 경고가 섞였다. “입 단속 잘해야 해! 지난번처럼 ‘억지로 취하라’느니, ‘다 내 거다’느니 같은 망발을 또 하면 이번엔 백 년 동안 가둬둘 거야. 알아들었어?” “알았어, 알았어!” 금빛 새끼 사자가 황급히 대답하며 아첨하듯 목소리를 깔았다. “내가 이 잘생기고 신무한 황금빛 찬란한 사자 머리털을 걸고 맹세할게! 반드시 눈과 귀만 쓰고 입은 닫아둘게! 이번에는 정말 순수하게 ‘감시’만 할 테니 걱정하지 마!” 그 약속을 듣고서야 이천후는 겨우 마음을 놓았다. 그는 의복을 정리하고 가슴속의 들뜬 기운을 억눌러 최대한 평온해 보이려 했고 곧 자모경에서 자경을 꺼내 민예담에게 신념을 보냈다. “예담 성녀님, 서원 약전으로 와주세요. 육문 혈과 백 알을 모두 준비해 두었습니다. 확인해 보시죠.” 거울 표면이 미묘하게 흔들리더니 이천후의 모습과 그의 뒤에 펼쳐진 붉은 노을 같은 약전이 선명히 비쳤다. 하지만 거울 너머는 묵묵부답이었다. “뭐... 뭐라고요?” 마침내 터져 나온 민예담 특유의 차가운 음성은 평소와 달리 놀라움에 흔들렸고 거기에 거의 실성에 가까운 충격과 불신이 담겨 있었다. “벌써 성공했다고요? 어떻게 이렇게 빠를 수 있어요? 상고 기록에 남은 최고 비급의 비법과 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