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5장

이천후는 말을 하며 다시 장로를 피웅덩이에 던지려고 손을 들었다. 회색 도복의 장로는 다급히 빌기 시작했다. 차라리 이천후에게 한 칼에 죽임을 당하는 게 나았지, 혼을 빼앗기는 고통을 겪고 싶지 않았다. “말하겠습니다. 말할게요...” 하지만 그가 말을 마치기 전에 터널 입구에서 망을 보고 있던 심명수가 말했다. “천후 님, 음귀파의 제자 세 명이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그놈들을 들여보내고 처리해요.” 이천후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심명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그 세 명의 음귀파 제자들은 터널 안의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칼을 든 채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뭐 하는 거야?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데 아직도 안 들어가고 뭐 하고 있어?” 입구에 도착한 제자 하나가 그곳에 멍하니 서 있는 마을 사람들을 보며 무례하게 소리쳤다. 마을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말없이 서 있었다. “빌어먹을, 너희들 돼지새끼야? 몇 명을 죽여야 들어갈 생각이야?” 세 명의 음귀파 제자들은 상황이 이상하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칼을 들고 사람들을 죽이려 달려들었다. 그들은 두어 명을 죽여서 자신들의 위엄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은 터널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목이 갑자기 조여오고 날카로운 고통이 느껴지더니 곧바로 의식을 잃었다. 그들은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알고 보니 심명수가 번개같이 움직여 그들의 목을 비틀어 죽였던 것이었다. “흥!” 심명수는 죽은 개를 발로 차듯이 그들의 시체를 터널 안으로 차 넣은 후 이천후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망을 보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이런 방해 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천후는 다시 회색 도복의 장로에게 질문을 이어가려 했지만 장로가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며 거의 죽을 지경인 걸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장로의 몸에 기운을 살짝 불어넣어 그의 숨을 붙잡아둔 후 냉정하게 물었다. “빨리 말해. 그 말은 무슨 뜻이야?” 장로는 더는 숨길 수 없다는 걸 깨달은 듯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천문이란 곧 귀문을 말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