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7장

소우현은 그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사람들이 하나둘 고개를 숙이며 아부하는 모습을 보고 마침내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그는 자부심이 한껏 차오르며 억눌렸던 감정을 해소하는 듯했다. 오늘에서야 그는 드디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느꼈다. 이 모든 것은 다 이천후 덕분이었다. 한편 거의 정신을 놓은 상태로 고통에 찌들어 있던 노경택은 자신의 사촌형이 와서 구해주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두고 봐. 오늘 내가 너를 죽이지 않으면 내 성은 노 씨가 아니야!” 노경택은 아직도 분노에 사로잡혀 저항하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일그러졌고 살기가 가득했다. 하지만 이천후는 노경택의 위협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김은미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깨닫고는 소우현에게 다가가 중재해 보라며 은근히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이제 소우현은 더 이상 예전의 나약한 모습이 아니었다. 김은미가 아무리 밀고 당기며 중재를 요구해도 그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이 겁쟁이가 이제 진짜로 미쳤구나. 누가 뒤에서 널 돕는다고 해서 기세등등해진 거야? 경택 씨의 사촌 형님이 오면 너랑 네 친구들은 끝장이야!” 김은미는 분을 삭이지 못하고 소리쳤다. 그때였다. 한 대의 커다란 랜드로버가 빠르게 달려와 소우현의 식당 앞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주지호가 도착한 것이다. 노경택의 든든한 지원군이 도착했다. 이천후와 심명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소우현에게 사과하던 사람들도 순간 멈추고는 다시 입가에 비웃음을 띤 채 그 상황을 지켜보았다. 주지호는 평범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화정시의 힘 있는 거물들 중 한 명이라 감히 그에게 도전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천후와 심명수 두 사람도 상당히 강한 자들이긴 했지만 주지호에 비하면 분명히 한 수 아래로 보였다. 어쨌든 사람의 명성과 영향력은 어디 가는 법이 없으니까 말이다. 이제 정말 볼만한 광경이 펼쳐질 것 같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천후와 심명수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것이라 예상했다. 심지어 노경택보다도 더 처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