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5장

그 누구도 이천후가 어떻게 손을 썼는지 보지 못했다. 이해진과 주도운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착, 너... 대체 저 사람들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이해진은 침을 삼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천후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당당하게 말했다. “네가 불러온 저 사람들은 저 따위 실력으로 내게 가까이 오지도 못해.” “그... 그쪽이 내 보디가드들을 날려버린 거예요?” 주도운은 이천후를 바라보며 두려움에 떨리는 눈빛을 드러냈다. “그쪽이 보기엔 어떤데요?” 이천후는 눈을 가늘게 뜨고 미소를 지었다. 비록 이천후는 웃고 있었지만 그 미소는 주도운의 눈에는 마치 악마의 미소처럼 느껴졌다. 주도운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난 안 믿어! 어릴 적 나한테 땅바닥에 눌려서 맞기만 하던 병약한 놈이 이렇게 강할 리 없어!” 이해진은 마음을 굳히고 손에 든 칼을 휘두르며 이천후를 향해 찔렀다. 퍽. 결과는 뻔했다. 이해진은 이천후에게 3미터도 채 접근하지 못한 채 몸이 마치 줄이 끊긴 연처럼 뒤로 날아가 버렸다. 그는 방 안에 있는 유리 테이블에 세차게 부딪히며 떨어졌다. 와장창. 유리 테이블은 산산이 부서졌고 이해진은 마치 온몸의 뼈가 부러진 것처럼 극심한 고통을 느꼈다. 이 상황을 목격한 주도운은 두려움이 얼굴 전체로 퍼지며 공포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그의 다리도 떨리고 있었다. 그의 네 명의 보디가드와 이해진, 그 누구도 이천후의 옷자락조차 닿지 못했다. 그들은 마치 질주하는 차에 치인 것처럼 날아가 바닥에 쓰러져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 ‘이착의 정체는 도대체 뭐지? 설마 전설 속 무도 고수나 은둔 문파의 수도자인가?’ 부잣집 도련님인 주도운은 평범한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세계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이런 가능성을 떠올리자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웁... 우웁...” 입이 막힌 김지혜는 커다란 눈동자에 놀라움과 기쁨이 뒤섞인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처음에는 이천후가 혼자 온 것을 원망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