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5화
공사장 당직실.
방문이 밀리고 입구에 서 있던 이진기는 짙은 술기운만 느꼈다.
당직실 전체에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담배꽁초와 술병, 그리고 먹다 남은 찌꺼기들이 널려 있었다.
어젯밤 이곳에서 회식이 있었고 장면은 매우 시끌벅적하고 혼란스러웠음을 알 수 있었다.
담배 냄새에 술 냄새가 뒤섞여 점심에 가까워도 아직 흩어지지 않았다.
이진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당직실의 침대를 바라보았다. 그 위에는 30대 초반의 젊은 남자가 누워 이불을 덮고 쿨쿨 자고 있었다.
“가서 깨워.”
이진기는 옆에 있는 부사장에게 말했다.
그 부사장이 감히 망설이지 못하고 바로 침대 옆으로 뛰어가서 동일성을 흔들어 깨웠다.
“유 씨?”
동일성은 몽롱한 취 안으로 자기 동료임을 보고 손을 흔들며 말했다.
“떠들지 말고 나 좀 더 자게 해줘.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어.”
말하면서 동일성이 몸을 돌리자 당직실 입구에 서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괴상한 눈빛으로 그를 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동일성은 아직 어찌 된 일인지 반응을 하지 못하고 경악했다.
그를 흔들어 깨운 유 씨는 어색하게 낮은 소리로 말했다.
“빨리 일어나. 큰일 났어. 이 대표님께서 오셨어.”
“이 대표님? 어느 이 대표님?”
동일성은 분명히 술을 마시고 멍해져서 비웃으며 말했다
“우리 회사에 언제 또 이 대표님이 더 생겼어? 유 씨는 호들갑을 떨지 말고 빨리 문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을 모두 쫓아내. 나 좀 더 자고 일어날게. 일을 그르치지 않을게.”
“참으로 도 대표님께서도 무슨 신경질을 부리시는지 몰라. 이 공사장에서 굳이 우리 세 명의 부사장이 번갈아 당직을 서게 하다니. 여기 당직이 무슨 값어치가 있다고 이건 말도 안 되는 짓이야.”
유 씨는 식은땀을 흘리며 바삐 말했다.
“당장 입을 다물어. 본사의 이 대표님이셔. 너의 눈을 크게 뜨고 똑똑히 봐봐!”
동일성은 말을 듣고 멍하니 눈을 깜박거리며 입구를 바라보았지만 마침 이진기의 차가운 눈빛과 마주쳤다.
그 두 눈빛은 마치 아무런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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