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6화

임이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집안 사업이 H상업과 협력해야 하잖아요. 쉽게 그만둘 수 없죠. 아니면 지금까지 했던 일들이 다 헛수고 되는 거니까요.” “그래, 한번 시도는 해볼 수 있지. 이번 문제가 곽안우 그 부잣집 아들하고만 관련된 거라면 네가 가서 아부 좀 하면 해결할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만에 하나 이진기까지 연관된 문제라면 바로 그 문제에서 손 떼야 한다는 거 꼭 기억해.” 임정빈의 말을 들은 임이천은 인상을 쓰며 괴로워했다. “이진기가 곽씨 집안보다 더 무섭다는 뜻이에요?” 임정빈이 담담하게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곽안우는 그저 부잣집 아들 정도일 뿐이야. 체면 차리는 거 좋아하는 부잣집 도련님 체면 좀 세워주면 어떤 문제든 해결하기 쉬울 수 있겠지. 그런데 이진기가 그럴 거 같아? 이진기하고 관련된 거라면 체면 문제가 아니야.” 임이천을 한숨을 내쉬며 우울한 표정으로 거칠게 무릎을 내려쳤다. …… 좋은 감정이 있든 나쁜 감정이 있든 지금은 어쩔 수 없다. 이 순간, 이진기가 무대 중앙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G시의 시장과 다정하게 악수하며 마이크를 건네받고서 겸손하게 다시 한번 인사를 한 후 시장은 무대에서 내려갔고, 이진기는 수만 명의 시민들을 바라보았다. 얼굴에는 자신감 넘치고 매력적인 웃음을 띠고 있었으며, 부드러운 목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사람들의 귓가에 전해졌다. “오늘 파티 재미있으셨나요?” 이런 엄숙한 행사에서 관객과 서로 소통하는 방식은 이 시대에는 아직 없었다. 이진기의 첫 마디가 자기소개가 아니라는 것에 사람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재밌어요!” 마치 해일이 몰려오듯 사방에서 사람들의 대답이 들려왔다. 이진기의 미소는 더욱 환해졌다. 어쩐지 전생에서 웹 소설을 보면 타임슬립 하거나 환생을 한 주인공들이 다들 스타가 되는 걸 선택하던데 바로 이런 기분을 느끼기 위해서였구나. 하지만 이진기는 이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생활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한두 번이면 충분하다. 그는 재단의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