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7화
화가 난 안강우 앞에서 이진기는 그저 가볍게 웃었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네요, 죄송합니다.”
안강우가 테이블을 세게 두드리자 굉음이 나면서 디저트와 와인이 우르르 바닥에 쏟아졌다.
“나한테 가식떨지 마, 자네가 농협은행 쪽에 누설한 거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은행에서 어떻게 이렇게 빨리 X시의 일을 알 수 있어? 대출금을 즉각 회수하는 것도, 네가 중간에서 수작을 부려서 이렇게 빨리 연락 온 거 아니야?”
그가 화가 난 얼굴로 당장 이진기를 잡아서 황푸강에 물고기 밥으로 던져버릴 기세로 매섭게 노려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이진기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대표님과 은행 사이의 대출이 저랑 무슨 관계인가요? 지금 은행에서 대표님이 법을 위반해서 대출을 미리 회수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게, 도대체 저랑 무슨 상관이라는 건지?”
안강우가 차갑게 이진기를 쳐다보았다. 눈빛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지금 이진기는 이미 백 번, 천 번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
“이진기 너, 너무 기뻐하지 마. 기껏해야 4천억 대출이야! 나 안강우는 이런 4천억 정도로 무너지지 않을 거야. 네가 이걸로 나를 이기려고 한다면 어림도 없는 소리야!”
이 말을 듣고, 이진기는 마침내 몸을 움직였다. 그의 반응을 기다리는 듯 차갑고 오만하게 바라보는 안강우의 앞에, 이진기가 여유롭게 서류 한 묶음을 꺼내 테이블 위에 놓았다.
토지 재산권 양도 협의서.
이를 본 안강우의 동공이 약간 움츠러들었다.
“몇 시간 전에 제가 땅을 좀 샀는데, 공교롭게도 이 땅 위에 관산 수출입 무역회사의 사무실 건물이 있더라구요? 말하자면, 제가 대표님의 건물주가 된 거네요?”
이진기의 미소 섞인 말에, 안강우의 심장은 팽팽해졌다. 이진기가 뜻밖에도 이런 방식으로 자신을 구렁텅이에 빠뜨릴 줄이야.
이 땅이 농협은행의 소유이고, 팔려고 했던 것도 안강우는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몇 달 전에 안강우는 농협은행과 접촉하여 이 땅을 사려고 시도했었다. 이 곳은 앞으로 반드시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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