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1화
이동영은 앉지 않고 그대로 선 채 이진기에게 말했다.
“형, 남림강 공사장에서 화재가 났지?”
이렇게 큰 일을 숨길 수는 없다. 설 연휴가 아직 완전히 지나지는 않았지만 언론매체에서 이 일을 보도하지 않을 리 없었고, 남림강 공사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일은 현재 동남성 전체에서 이미 떠들썩해서 2001년 첫 번째로 뉴스 첫 화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그래, 사업을 할 때는 이런 의외의 상황을 피할 수는 없지.”
이진기가 담담하게 말하자, 이동영의 표정이 알 수 없게 엉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 화재로 손실이 크지?”
“많이는 아니고, 200억.”
그 말투는 마치 200억이 아니라 200원을 얘기하는 것처럼 가벼웠다.
“왜, 너 이 일에 관심있어?”
이진기의 말을 들은 이동영은 몸을 떨며 고개를 들어 그를 깊이 바라보다가, 갑자기 두 무릎을 풀썩 꿇고 울먹이며 말했다.
“형, 용서해 줘!”
눈을 가늘게 뜨고 자신 앞에 무릎을 꿇은 이동영을 바라보던 이진기는 꼼짝도 하지 않고 부축도 하지 않은 채 담담하게 말했다.
“무슨 떳떳하지 못한 일을 했길래 용서를 비는 거지?”
그의 물음에 이동영이 마치 큰 결심을 한 듯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 불, 내가 낸 거야!”
이진기는 말없이 이동영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 휩싸인 이동영은 마치 수은 구덩이에 던져진 듯, 주위의 밀도 높은 수은이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한줄기 공기를 밀어내며 호흡곤란으로 만드는 것 같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동영의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숨이 막힐 지경이 되자 이진기가 마침내 입을 열어 침묵을 깼다.
“동영아, 너의 가장 큰 단점이 뭔지 알아?”
그 질문에 이동영이 고개를 들어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이진기를 바라보자, 이진기가 웃으며 계속 말했다.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는 거야. 그래서 나는 처음부터 네가 사업에 적합하지 않다고 확신했지. 심지어 네가 이 단점으로 인해 큰 손해를 볼 걸 생각하고 그걸 메꿀 계획까지도 세우고 있었어. 하지만, 우리가 같이 사업을 시작한 후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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