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4화
준호는 내심 이 상황만을 피하길 바랐지만 회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온 이상 피할 도리가 없었기에 하는 수없이 현재의 상황을 일시직고 하고 말았다.
“사실 거래중지 신청을 주장하는 분들도 계시고 관망하자는 분들도 계셔서 아직까지 결정을 못 내리고 있었습니다.”
자신한테 시선을 고정한 임원들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준호는 마음이 약해지는 걸 느끼며 그들을 다시 한번 대변해 나섰다. 어차피 주가가 떨어진 건 그들이 경영능력과 무관한 일이니까.
“회장님, 저희들도 열심히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아직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다.”
진기는 비록 회사 임원들의 일 처리 능력에 실망을 느꼈지만 그렇다고 모든 잘못을 직원들한테 덮어 씌우는 최악의 상사가 되고 싶진 않았기에 최대한 불만족스러운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준호야, 난 이미 결심이 섰어. 지금부터 신라그룹의 명의로 나스닥 증권 거래소에 신청을 넣어. 신라 그룹은 증자를 실시한다.”
벙찐 준호의 표정을 뒤로 한채 진기는 말을 이어갔다.
“진희그룹은 신라그룹에 2조원을 투자할 것이고 진희그룹으로부터 투자 받은 2조 원은 주식 추가 발행에 사용할 것이다, 또 자산구조조정으로 인해 신라그룹의 주가는 앞으로 사흘 동안 등락 제한을 취소할 것이다.”
진기의 말을 들은 준호는 순간 몸에 식은땀이 쫙 났다.
“회…… 회장님, 이렇게 되면 우리 회사는 너무나도 큰 위험을 떠안게 됩니다. 부디 신중히 고려하시고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난 이미 상황에 대해 충분한 고민을 했어. 준호야, 너는 내 뒤에서 항상 나를 보좌해왔지, 내가 했던 결정 중에 위험이 따르지 않았던 순간이 있었던가? 그러나 난 언제나 그 리스크를 이겨냈고 결국엔 성공했지, 그러니까 이번에도 나를 믿어.”
한참의 침묵 후 준호는 숨을 크게 한번 들이쉰 후 결심이 선 듯 답했다.
“회장님의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그래,진희그룹 쪽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전화를 끊은 후 준호는 천천히 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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