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9화
끌려온 노인의 두 눈은 불안과 공포로 가득 찼다. 부들부들 떠는 그 모양새를 보아하니 어쩐지 그가 처량하게 느껴졌다.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이진기가 냉담한 목소리로 물었다.
노인은 B시 억양이 배인 사투리로 울먹이며 대답했다.
“우건국이라 합니다.”
“쓸데없는 말은 뒤로 하고 한가지만 묻겠습니다. 당신과 결탁한 자가 여기에 있습니까?”
이진기의 말에 위천명은 낯빛이 새하얗게 질리며 행여 노인이 자신의 이름을 꺼낼까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마침 노인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그가 있는 방향으로 눈길을 돌렸다.
“노인네, 날 쳐다봐서 어쩌자는 거야, 여기서 말 잘해야 돼, 입 한번 잘못 놀리면 당신은 이 도시에서 매장될거야.”
위천명은 차가운 목소리로 노인에게 경고했다.
“내가 나보고 말하라 한적 없는데?”
이진기가 위천명을 돌아보며 말했다.
“혹시 도둑이 제 발 저린 거 아니야?”
“네놈이 뭔 데 이래라 저레가야.”
위천명 또한 참지 않고 진기를 향해 소리쳤다.
“내가 누 군지 곧 알게 될 거야.”
이진기는 담담하게 말한 후 다시 노인이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직까지 이 일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면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다는걸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 두가지는 약속들이요.”
“첫번째, 다른 사람이 위협하지 않게 당신과 당신 가족들의 안위를 책임지겠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솔직하게 거래과정에 대해 얘기하기만 한다면 저는 여기서 당신의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 이 일은 당신과 무관하게 될 것입니다.”
이진기는 애초부터 우건국을 처리할 생각이 없었다. 왜냐하면 우건국은 그냥 윗사람이 시키는 대로 하는 하수인이기 때문이다.
그의 목적은 우건국을 통해 그 뒤의 핵심인물을 색출해내는 것이다.
이진기의 예상대로 우건국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손가락으로 위천명을 지목하며 말했다.
“바로 저 사람이에요, 위 가네 조선소의 총책임자, 저 사람이 절 찾아와 화물을 지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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