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3화
“왜 하필 지금 전화를 안 받아!”
심윤재는 조용히 유하연의 다급한 모습을 지켜보다가 입을 열었다.
“사람 찾으려는 거야? 내가 도와줄게.”
유하연이 그를 번쩍 바라봤다.
“나 이쪽 개발 프로젝트 맡으러 왔거든. 사람도 꽤 데려왔어.”
그는 덧붙였다.
“애들이 이 근처 지형에 밝으니까, 수색이라면 우리가 훨씬 능숙해.”
“도와줘!”
유하연은 그의 소매를 움켜잡고 입술을 깨물었다.
“제발, 제발 나 좀 도와줘!”
심윤재는 곧장 산 아래로 내려가 인원을 배치했다.
유하연은 그 자리에 서서 발만 동동 굴렀다. 같이 나서서 찾고 싶었지만 심윤재가 막았다.
“앞도 안 보이는데 헤매면 무슨 소용이야. 여기서 연락 기다리자. 소식 오면 바로 움직이면 돼.”
말이 맞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은 타들어 갔다.
다행히 심윤재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의 사람들은 채 한 시간도 안 돼 소식을 가져왔다.
심윤재는 유하연을 데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깎아지른 절벽 아래, 이미 싸늘하게 식은 시신이 고요히 누워 있었다. 수색 인원들은 모두 한쪽으로 물러서 있었고, 현장은 숨조차 쉬기 힘들 만큼 적막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유하연의 발이 돌처럼 무거워졌다. 섬뜩한 예감이 뇌리를 스쳤고, 눈앞이 하얘졌다.
박미자의 얼굴을 확실히 본 순간...
“할머니!”
처절한 비명이 터졌다. 사냥꾼에게 몰린 짐승처럼 절망스러운 울음이었다.
유하연은 할머니에게 달려가 엎드리며 오열했다.
“할머니...!”
심윤재는 차마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결국 유하연은 울다 지쳐 기절해 버렸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산 아래 작은 모텔방에 있었다. 곁에는 줄곧 심윤재가 지키고 있었다.
“할머니!”
악몽에서 튀어 오르듯 몸을 일으키자, 심윤재가 서둘러 물을 내밀었다.
“네 할머니 말이야... 내가 김씨 가문에 연락해 놔서 얼마 전 데려가셨어. 손자분이 오셨거든.”
그는 낮게 말했다.
유하연은 김성호를 떠올렸다. 그녀는 입술을 세게 깨문 뒤, 벌떡 이불을 걷어차고 나가려 했다.
“잠깐, 겉옷 입어.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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