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0화
잔잔하지만 가슴을 찢는 듯한 울음소리가 새어 나오자 부정빈은 본능적으로 가슴팍을 눌렀다. 심장 한가운데가 막힌 듯이 답답하고 아팠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문을 톡톡 두드렸다. 안에서 울음이 멎고, 한참을 지나서야 문이 열렸다.
“무슨 일이야?”
유하연이 고개를 들어 물었다. 겉모습은 평정심을 되찾은 듯했지만 눈가 붉은 기운은 지우지 못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며 부정빈이 조용히 물었다.
“이따가 학교로 돌아갈 거야?”
“응.”
유하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작은 여행용 가방을 들어 올렸다.
그 안에는 박미자와 얽힌 추억이 담긴 물건뿐이었다. 할머니가 사 준 옷, 직접 싸 준 한약 꾸러미, 자잘한 기념품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챙기지 않았다.
“내가 데려다줄게.”
부정빈이 먼저 제안했다.
하지만 유하연은 고개를 저으며 배낭을 메고 시선을 내렸다.
“괜찮아. 택시 타면 금방이야. 폐 끼칠 생각 없어.”
“유하연!”
그녀가 지나치려고 하자 부정빈은 급히 손목을 붙잡았다.
“우리 엄마 말 때문에 일부러 거리를 두는 거야?”
유하연의 어깨가 살짝 굳었지만 반박하지 않았다.
신수아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걸 안다. 자신 때문에 모자 사이에 틈이 생기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신수아뿐만 아니라, 그녀 역시 스스로를 원망하고 있었다.
“내가 말했잖아. 너를 돕겠다고. 잊었어?”
등을 돌린 그녀에게 부정빈이 이를 악물었다.
“엄마는 엄마고 나는 나야. 내가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
유하연이 낮게 중얼거렸다.
“필요 없어. 나 혼자 할 수...”
“거짓말.”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지금의 너는 아무것도 못 해. 훨씬 더 강해져야 해.”
그제야 유하연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내가 도와줄게.”
부정빈의 시선이 그녀 손목의 팔찌에 머물렀다. 눈빛은 서서히 단단해졌다.
“할머니의 진짜 신분, 알고 싶지 않아? 아직 말 못 하신 게 있을 거야. 너는 할머니가 선택한 후계자거든.”
...
“이모.”
방시안이 마당으로 들어섰을 때 신수아가 어두운 얼굴로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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