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여기까지 생각한 유채린은 무심하게 손을 휘저으며 냉소적으로 말했다.
“좋아. 만약 정말 임신한 게 아니라면 사과할게.”
“말한 대로 해야 해.”
유하연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나중에 말 바꾸면 정말 짐승보다도 못하다는 걸 인정하는 꼴이 될 거야.”
“절대 말 바꿀 리 없어.”
유채린은 성질이 급한 편이라 조금만 자극해도 바로 반응했다.
그렇게 해서 유하연은 병원으로 끌려가게 되었다.
유채린과 김희영뿐만 아니라 유도경까지 따라왔다.
유하연은 머리가 아팠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다.
차 안에서 유하연은 일부러 태연한 척하며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머릿속은 온갖 생각으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병원이 점점 가까워지는 걸 보며 그녀는 무심한 척 유도경에게 물었다.
“믿을 만한 의사예요?”
“찔려서 그러는 거야?”
유도경은 고개를 돌려 날카로운 시선으로 유하연의 단아한 얼굴을 바라봤다.
유하연은 고개를 살짝 치켜들며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아니거든요? 그냥 의사가 매수됐을까 봐 걱정하는 거예요. 임신도 하지 않았는데 어떤 사람은 어떻게든 절 몰아세우려고 할 거 아니에요.”
“지금 누굴 말하는 거야?”
앞좌석에 앉아 있던 유채린은 유하연의 말을 듣자마자 발끈했다.
유하연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그녀를 힐끗 쳐다봤다.
“누가 찔리면 그 사람이겠지.”
“너...”
유채린은 화가 나서 당장이라도 유하연을 때리려 했지만 안전벨트에 묶여 있어 이를 악물며 분을 삭였다.
“그럴 필요도 없어. 네가 임신한 건 확실한 사실이니까.”
하지만 유하연은 전혀 믿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촉촉한 입술을 앙다물고 일부러 걱정스러운 척 말했다.
“어쨌든 난 못 믿겠어. 지정된 의사는 절대 안 돼. 병원에 도착하면 산부인과에서 대기 환자가 제일 적은 의사한테 갈 거야.”
“마음대로 해.”
유채린은 자신이 아무 조작도 하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려는 듯 흔쾌히 동의했다.
하지만 유하연이 원하는 건 유도경의 확답이었다.
그녀는 유도경을 바라보았고 그는 손목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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