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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유하연은 무의식중에 가슴이 조금 조여들어 소매를 꼭 쥔 채 걸어가 조심스레 인사했다. “몸은 좀 나아지셨어요?” “지난번에 준 약, 고마워.” 김설아가 살짝 웃으며 담담히 말했다. “네가 준 약이 아니었으면, 난 아마 다시 깨어날 기회조차 없었을 거야.” 유하연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행히 김설아는 더 파고들지 않고 말을 돌렸다. “이번에 너를 부른 건, 첫째로는 고맙다고 하기 위해서야. 너는 내 목숨을 살려 줬잖아, 그것도 두 번이나. 그리고 둘째로는 사과하려고. 김씨 집안사람들이 줄곧 너를 겨냥하고,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뒤에서 발목을 잡아 온 일들... 그 이들 나도 이번에 수술하고 좀 회복되고 나서야 차츰 알게 됐어. 전에 해외에서 치료받을 때 내가 정말 소홀했어. 그래서 너를 김씨 가문에서 그렇게 방치하게 되었지.” 김설아가 만나자마자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 유하연은 고개를 들어 멍하니 그녀를 바라봤다. “저... 제가 흑심을 품은 나쁜 외부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세요?” 김씨 가문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여겼다. 그런데 김설아는 그의 말을 듣자 미간을 찌푸리며 화가 난 듯 말했다. “네가 어떻게 외부인이야?” “넌 우리 어머니가 직접 고른 후계자야! 어머니가 너를 김씨 가문에 들였고, 너는 김씨 가문의 일원이야! 흑심을 품었다니, 그건 더 웃기지. 나는 우리 어머니의 안목을 믿고, 지난 5년 동안 네가 김씨 가문을 위해 쏟아 온 정성을 분명히 봤어! 그런 말 내뱉는 김씨 가문 사람들이야말로 문제가 있어, 정말 답도 없어. 이 세대 김씨 가문 사람들, 김성호 말고는 제대로 설 사람 하나 없어. 전부 질척한 진흙이지.” 말할수록 김설아는 더 화가 나 급히 몇 번 기침을 했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유하연은 서둘러 다가가 숨을 고르게 도우며, 그녀의 말이 가슴을 울려 눈가가 조금 뜨거워졌다. 그녀는 얼른 고개를 돌려 들키지 않게 했다. 억울함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자신을 동정해 줄 이가 없다는 걸 알았기에, 억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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