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5화

그는 자신이 언젠가 이렇게 멍청하기 짝이 없는 부정빈을 질투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유하연이 부정빈의 편을 들어주고 또 그를 다르게 대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질투가 났다. “그 자식 도대체 어디가 좋은데?” 유도경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유하연을 바라보며 침착하게 물었다. 유하연이 어깨를 으쓱이더니 피식 웃었다. “어디가 좋은지 오빠한테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나만 알면 되는 거니까.” 이 말에 유도경의 표정은 더욱더 어두워졌다. 두 사람이 팽팽히 맞서고 있을 때, 부정빈이 다가왔다. 유하연 입가에 묻은 핏자국을 본 부정빈은 바로 화가 치밀어 올라 이성을 잃은 나머지 유도경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이 자식이. 하연이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부정빈은 눈까지 충혈된 상태였다. 유도경은 쉽게 그의 공격을 피했고,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발로 부정빈의 배를 세게 걷어찼다. “악!” 부정빈은 비명을 지르며 테이블에 쓰러졌고, 유도경은 또다시 그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유도경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자 유하연은 화가 나서 그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 “한 번만 더 손대봐.” “쟤가 먼저 손댔잖아.” 유도경은 입술을 꽉 깨문 채 뒤돌아 날카로운 시선으로 유하연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유하연은 신경 쓰지 않고 부정빈 앞을 가로막았다. 유하연이 부정빈을 관심하는 모습을 보자 유도경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이를 꽉 깨문 채 부정빈을 한쪽으로 내팽개쳤다. 유하연은 급히 달려가 부정빈을 부축했다. “어디 다친 데 없어? 아픈 데는 없고? 사무실에 구급상자 있으니까 조금만 참아. 내가 약 발라줄게.” 유하연은 차갑게 유도경을 바라보며 입구를 가리켰다. “나가 줘. 여긴 오빠를 환영하지 않는 곳이니까.” 유도경은 유하연의 회사를 떠나자마자 기태준을 불러냈다. 복싱장에 도착하고. 심하게 얻어맞은 기태준은 애원하듯 유도경의 다리를 붙잡고 빌었다. “날 죽일 작정이야? 아아아아. 난 안 되겠어. 연습하고 싶으면 다른 사람을 찾아봐.” 충분히 보호 장비를 착용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