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6화
“무슨 이유 때문이든 이러는 거 난 정말 속상해.”
유하연이 부정빈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할머니를 얼마나 신경 쓰는지 알잖아. 난 오로지 할머니를 해친 사람이 누군지 밝혀내고 싶었어. 그런데 정빈 씨는... 그깟 사심 때문에 유동민 회장님과 함께 나를 나쁜 방향으로 유도하려고 했잖아. 정빈 씨, 이러기 전에 한번 생각이라도 해봤어? 앞으로 내가 정빈 씨를 어떻게 믿어.”
사람 사이에 신뢰를 쌓기란 어려웠고, 신뢰에 한 번 금이 가면 다시 원래대로 돌리기 어려웠다.
부정빈은 그제야 자기가 얼마나 큰 실수를 저질렀는지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게다가 정빈 씨는 사적인 일 때문에 공적인 일을 그르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어.”
유하연이 지난번 프로젝트를 언급했다.
이에 부정빈은 완전히 할 말이 없었다.
유하연이 그에게 말했다.
“사실 도경 오빠를 신경 쓸 필요 없어. 그냥 자기가 해야 할 일만 잘하면 되는데 매번 그 사람 때문에 나를 실망하게 하는 짓만 하잖아. 그럴 바에 그냥 버티지 말고 포기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 정빈 씨가 포기하면 여러 사람한테 좋아.”
아주 명확한 거절에 부정빈은 얼굴이 창백해지고 말았다.
그는 유하연의 말이 다 맞는다는 걸 알고 있었고, 반박할 자격도 없었다.
유도경을 겨냥하기 위해서 정말 큰 잘못을 한 게 맞았다.
“대표님, 이걸 발견했어요.”
곽하린이 헐레벌떡 달려와 쪽지 한 장을 유하연에게 건넸다.
“금고 안에서 발견된 건데 정말 교활한 사람이네요. 금고 비밀번호를 맞춰보라고 단서까지 줬네요.”
하지만 이들 눈에는 그저 유치한 장난으로 보였다.
유하연이 훈련시킨 경호원들은 단서만 신경 쓰는 게 아니라 탐색 특훈도 받았었다.
부정빈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해서 유하연은 더 이상 그 주제를 이어가지 않고 당장 해결해야 하는 일에 집중했다.
쪽지를 확인했는데 그 위에는 아주 짧은 문장 하나가 적혀 있었다.
“방시안 일기장을 얻고 싶으면 폭풍의 눈을 가져와.”
커다란 글씨를 보니 분명 방씨 가문 사람이 일부러 남긴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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