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1화
이제야 도재준이 초대장을 팔아넘겼다는 걸 알게 된 책임자는 마음이 착잡했지만 굳이 도재준에게 따져 묻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눈앞의 유채린만큼은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책임자가 얼굴을 굳히자 유채린도 순간 당황해 뭐라 말할지 몰라 한 걸음 물러섰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더니...”
“정말 창피하지도 않나? 하마터면 우리까지 속을 뻔했잖아.”
“저 아들 꼴을 봐. 돼지 새끼처럼 생겨서 무슨 상을 타? 역시 수상 자체가 문제였네.”
사방에서 쏟아지는 이질적인 시선과 싸늘한 비난이 모두 유채린과 심태하에게 꽂혔다.
유채린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르다 못해 보랏빛을 띠는 것 같았다.
“됐어요.”
유하연이 책임자의 표정을 살피며 먼저 입을 열었다.
“이미 전후 사정이 다 밝혀졌으니 이 일은 여기서 끝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곧 전시도 시작될 테니 다들 시간 허비 말고 흩어지시죠.”
그 말에 책임자는 안도한 듯 숨을 내쉬었다.
아무도 자신들을 내쫓지 않자 정말로 쫓겨날까 봐 두려웠던 유채린은 황급히 심태하의 손을 잡아끌며 달아났다.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책임자가 유하연에게 사과했다.
“사실 저도 그 여자를 엄히 벌해야 마땅하단 걸 알지만 도재준 그 아이가 걱정돼서요. 만약 제가 그 여자를 쫓아낸다면 돌아가서 아이에게서 돈을 다시 빼앗아 갈까 두렵습니다.”
책임자도 최대한 공정함을 지키려 했지만 감정적으로 무른 구석이 있었다.
방금도 유채린을 내보내려 한 건 유하연의 체면을 세워주고 전시의 공정을 유지하기 위함이었지만 조금만 눈 감아 주면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아이와 무너진 가정을 살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유하연은 이미 도재준의 사정을 조금 알던 터라 그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괜찮아요. 별로 신경 쓰지도 않았어요. 어차피 여기저기서 손가락질당했으니 그게 더 창피했겠죠. 그 여자는 체면만큼은 목숨보다 귀하게 여기니까요.”
유하연은 어깨를 으쓱이며 웃었다.
“오히려 남아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나중에 또다시 창피를 당할 테니까요.”
전시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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