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770화

유하연은 나정미의 말에 잠시 멍해졌다. 나정미는 웃으며 손을 저은 뒤, 유하연에게 얼른 밥 먹으라고 하고는 앞치마를 풀고 옷을 갈아입고 떠났다. 떠나는 나정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유하연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연정이는 작은 그릇에 동글동글한 완자를 담고 있었다. 그 완자는 나정미가 직접 만든 거라 첨가물 하나 없는 건강식이면서도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쫄깃하고 맛있었기 때문에 연정이의 최애 음식이었다. 엄마가 멍하니 서 있는 걸 보고 연정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엄마, 왜 안 드세요?” 유하연은 그제야 걸음을 옮겨 연정이의 옆에 앉은 뒤, 고개를 돌려 물었다. “연정아, 만약에 엄마가 너한테 진짜 너무 미안한 짓을 했다면, 넌 엄마를 미워할 거야?” 뜻밖의 질문에 연정이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엄청, 엄청 심한 거예요?” “응, 아주 많이 심한 거.” “엄마가 지금의 엄마가 아니고 되게 나쁜 사람이 된 거야. 그럼, 엄마 미워할 거야?” 유하연이 재차 묻자, 연정이는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만약 연정이가 나빠진 엄마를 엄청나게 미워했는데...” 유하연은 연정이 대신 말을 이었다. “엄마가 갑자기 죽은 거야. 그럼, 연정이는...” “안 돼요! 엄마는 죽으면 안 돼요!” 이에 연정이는 벌떡 일어나 두 손으로 유하연의 손을 꽉 붙잡았다. “엄마가 얼마나 나빠져도, 설사 세상에서 제일, 제일 나쁜 사람이 되더라도 전 엄마가...” 말을 잇는 순간 연정이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제가 엄마를 미워하고 원망하더라도 엄마는 죽으면 안 돼요!” 연정이의 말을 들은 유하연은 아이를 안아주었다. “미안해, 엄마가 괜히 그런 말 해서. 착하지? 엄마가 잘못했어. 다시는 이런 말 안 할게.” 연정이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얼굴에는 울적한 기운이 남아 있었다. 유하연은 후회했지만, 어느정도 마음이 움직였다. 그녀는 문득 유도경이 떠올랐다. 그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