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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화

잠깐만 주의를 놓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어차피 이런 사람들은 모두 ‘유행’으로 먹고사는 자들이라 펜 끝을 과장되게 휘두르는 건 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유도경이 일깨워 준 탓에 지금 유하연은 이런 글들을 볼 때마다 마치 머리 위에 누군가 무거운 왕관을 씌워 놓은 듯한 기분이 들었고, 머리를 들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 왕관은 어쩌면 명예가 될 수도 있었지만 동시에 그녀를 짓눌러버리는 타격이 될 수도 있었다. 유하연은 꼼꼼히 살펴봤지만 다른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유도경에게 말했다. “아마도 이 약이 정말로 많은 사람들의 급한 불을 꺼 준 걸지도 몰라.” 이 말은 유도경에게 하는 말이면서도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다. 그렇게 말해야만 마음이 놓이는 것 같았다.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유도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지도 모르지.” 그도 은근히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고 있었지만 손에 쥔 확실한 증거는 없었다. 유하연과 마찬가지로 그는 사람을 따로 보내 그 ‘유행’을 조사해 보았지만 인위적인 흔적은 조금도 없었고 전부 자발적인 반응뿐이었다. 심지어 문상훈조차 그가 너무 민감하다고 하며 최근에는 휴가라도 내서 푹 쉬라고 권할 정도였다. 그런 생각을 하며 유도경은 무의식적으로 콧등을 문질렀다. 그 동작을 눈치챈 유하연은 문득 이전에 강아람이 자신에게 해 준 말을 떠올리며 물었다. “밥은 먹었어?” 그 말을 들은 유도경은 멍해졌다가 이내 애써 기억을 더듬는 듯 얼굴에 잠깐의 공허한 빛이 스쳤다. “먹어야 해.” 그의 모습을 보고 유하연은 단박에 알아차렸다. “가자. 마침 저녁 시간이기도 하니까 내가 살게.” 자리에서 일어서며 유도경이 물었다. “너의 집으로?” “그건 아니지!” 유하연은 돌아서면서 그에게 흰자위가 보이도록 크게 눈을 굴렸다. “이따가 할 일도 한가득인데 언제 집에 가서 그걸 또 차려. 그냥 밖에서 간단히 먹어.”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녀는 결국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식당을 골랐다. 그곳의 요리는 담백하면서도 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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