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9화
유하연이 작성한 공고는 지어낸 것이 아니라 사실이었다. 일부 원료를 구하기 어려워져서 여러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생산한 약품이 있었기에 출시 허가만 받으면 다시 팔 수 있었다. 그녀는 일부러 이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또 회사에 와서 소란을 피우고 있는 거야?”
유하연은 고개를 들고 덤덤하게 물었다. 그러자 화가 난 곽하린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번에는 암에 걸린 노인네를 들고 회사 대문 앞에서 시위하고 있어. 회사에 들어오는 직원마다 재수 없다면서 투덜거리더라.”
유하연은 미간을 매만지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회사 대문 쪽으로 나갔을 때 뭇사람들이 모여서 울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유하연을 보자마자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누군가가 그녀의 다리를 잡으려고 할 때 유하연은 저도 모르게 발로 걷어찼다.
“아!”
그 사람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는 바닥에 쓰러져서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어머! 정말 죄송해요.”
유하연은 어깨를 으쓱이면서 사과했다.
“다른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싫어하는 편이거든요. 괜찮아요?”
그 사람은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유하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차분하게 말했다.
“괜찮아 보이네요.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그 사람은 화가 솟구쳐 올라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유하연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고개를 돌렸다.
“저기요. 진짜 환자분의 가족인가요?”
그들은 서로 번갈아 보더니 바닥에 쓰러진 사람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침을 꿀꺽 삼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소란을 피울 때마다 얼마를 주겠다고 하던가요?”
유하연은 피식 웃으면서 물었다. 그러자 그중 한 명은 아주 솔직하게 알려주었다.
“10만 원을 주겠다고 했어요. 만약 울면서 난리를 치면 4만 원을 더 준다고 했고요.”
유하연은 어이가 없어서 차갑게 웃었다. 그 사람은 깜짝 놀라더니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면서 눈치를 살폈다.
옆에 있던 사람이 미간을 찌푸린 채 그를 쳐다보았다.
“20만 원을 줄 테니 당장 꺼져요.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