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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걱정 마. 내가 말한 대로만 하면 사람은 반드시 돌려줄게.” 유하연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며 유도경과 눈빛을 주고받더니 사람을 데리고 한 걸음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정유림은 칼날을 유세린에게 겨눈 채 독사의 움직임을 조심스럽게 감시했다. 워낙 수법이 교활하고 사악한 탓에 어떤 돌발 상황이 생길지 모르니 경계하는 게 맞다. 하지만 독사의 모든 관심이 유세린에게 집중된 걸 보게 된 순간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듯 유세린의 목을 겨누는 칼만 물끄러미 바라봤고 두 눈마저 빨갛게 충혈된 모습은 정신을 잃은 사람처럼 보였다. 누구도 독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고 그는 자리에 얼어붙은 채 아무에게도 시선을 주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유하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막 방을 나서려고 할 때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유하연을 향해 날아왔다. “조심해.” 늘 주변을 경계하고 있던 유도경이 제일 먼저 알아채고선 유하연을 붙잡고 옆으로 구르며 피했다. 바닥에 쓰러진 채 주위를 관찰해보니 도끼 한 자루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미간을 찌푸린 유하연은 순간 뭔가를 떠올리고 정유림을 쳐다봤다. “속임수야.” 정유림은 상황 파악을 못 한 듯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였다. 그사이 검은 그림자는 정유림을 향해 돌진했는데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했던 그녀는 어마무시한 힘에 그대로 앞으로 굴러갔다. 유도경과 유하연이 급히 달려갔지만 그들은 정유림을 부축하는 것에만 집중하여 유세린이 그 검은 그림자에게 끌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감히 개수작을 부려?” 유하연이 날카롭게 쏘아붙이자 독사는 화들짝 놀라며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내가 한 게 아닌데...’ 하지만 유하연은 그 말을 믿지 않았고 손에 든 약물을 유세린에게 던지려 했다. “안돼!” 독사는 가슴이 찢어질 듯 절규하며 황급히 달려갔다. 그는 유하연의 이런 수법을 알고 있었기에 그동안 더욱 조심스럽게 행동해 왔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꽤 멀었고 결코 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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