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5화
하유민은 마치 결정적인 증거를 잡은 사람처럼 호들갑스럽게 손가락으로 임수아를 가리켰다.
“봐봐요, 할머니! 수아 언니가 그 사생아 편을 들고 있다니까요! 둘이 아무 사이도 아니라더니!”
“그만해, 유민아. 수아 말이 맞아. 그 사람에게도 이름이 있어.”
한효진도 결국 미간을 찌푸렸다.
임수아가 굳이 이 말을 꺼낸 이유를 한효진은 알고 있었다.
그녀 역시 자신의 출신 때문에 늘 예민한 상처를 안고 살아왔었다.
오래전, 임수아는 한효진에게 말했었다.
보육원에 있을 때, 사람들이 그녀더러 ‘어디서 굴러먹다 온 애’라며 손가락질했었다.
그 상처를 안고 살아온 임수아에게 ‘출신’은 언제나 예민한 주제였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출신에 대해 말이 나오는 순간, 임수아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설명을 시작했다.
“저랑 송기백 씨, 그냥 친구예요. 마침 그날 마주쳐서 잠깐 이야기한 것뿐이에요. 그게 뭐가 문제죠? 그 사람이 차 여사님께 드린 선물이 분수대에 빠졌길래 제가 좀 도와드렸어요. 신발 벗고 들어가서 주워드린 거, 그게 그렇게 큰 잘못이에요?”
“하지만...”
하유민이 다시 뭔가 따지려던 그때, 한효진이 그 말을 자르듯 나섰다.
“그만하자. 오해였던 것 같다. 이렇게 설명했으면 됐잖니.”
그녀의 말은 단호하면서도 평온했다.
그러자 하유민은 억울함에 이를 악물었다.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고모가 외출 안 하고 여기 계셨어야 했는데. 그랬으면 임수아가 이렇게 쉽게 넘어갈 수는 없었을 텐데.’
한효진과 얘기를 잠깐 더 나누다가 임수아는 자리를 정리하고 방으로 돌아갔다.
...
윤시혁은 집에 들어서자마자 곧장 위층으로 향했다.
방에 들어가려던 찰나, 하유민의 목소리가 그를 불러 세웠다.
“오빠!”
윤시혁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하유민은 몇 걸음 다가오더니 곧장 불만을 쏟아냈다.
“오빠, 저 진짜 할 말 있어서 그래요. 수아 언니, 너무하잖아요. 밖에서 딴 남자랑 그렇게 얽히는 것도 문제인데 그 남자 엄청 감싸더라니까요? 제가 송기백 씨를 사생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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