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7화
“됐어, 시혁아. 네가 그렇게 말했잖니. 수아 일이 너랑 상관없다며? 그럼 뭘 그리 신경을 써? 그냥 내버려둬. 수아 정도면 알아서 선은 지킬 테니까.”
“...”
윤시혁은 뭔가 스스로 던진 돌에 발을 맞은 기분이었다.
완전히 자업자득이었다.
한효진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말이지, 내 손주인 너도 다른 여자랑 어쩌고저쩌고하면서 뒷말 나오고 있는데 내가 무슨 낯짝으로 수아더러 딴 남자랑 멀리하라 하냐?”
말투에는 대놓고 비꼬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무리 친할머니라지만 손자한테 할 말치고는 참 가혹했다.
윤시혁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친할머니에게서 이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으니 말이다.
“됐어. 일이나 해. 전화 끊을게.”
그렇게 말을 마친 한효진은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렸다.
윤시혁은 머리가 더 지끈거렸다.
손으로 미간을 꾹 눌러보았지만 이마의 핏줄만 더 또렷이 튀어나올 뿐이었다.
바로 그때.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윤시혁이 쉰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문이 열리자 하유민이 들어섰다.
“오빠!”
들어오자마자 하유민은 울상으로 그를 불렀다.
윤시혁은 그녀를 보고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유민은 윤시혁 옆으로 다가와 의자 팔걸이를 살짝 붙잡고는 서럽게 말했다.
“오빠, 저 오빠 하나뿐인 사촌 여동생이잖아요. 오빠가 저를 안 도와주면...”
“용건만 말해.”
윤시혁은 짜증이 섞인 얼굴로 그녀의 말을 끊었다.
하유민은 입을 삐죽 내밀며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수아 언니요! 오늘 아침에 우유를 제 얼굴에 뿌렸어요! 그뿐인가요, 밥상에서 젓가락을 그냥 확 부러뜨리더니 저 협박한 거예요! 오빠, 저 좀 도와주세요!”
그 말을 들은 윤시혁은 눈썹을 살짝 올렸다.
임수아에게 꽤 과격한 면이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네가 뭐라고 하긴 했겠지?”
하유민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거짓말은 하지 않기로 한 듯 솔직하게 말했다.
“그, 그냥 송기백 씨랑 사이가 수상하다고 했어요.”
윤시혁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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