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화
“경림아.”
한효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하경림을 쳐다보았다.
하경림의 말을 들은 임수아의 얼굴도 완전히 어두워졌다.
그녀는 진지하고 단호한 표정으로 하경림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니,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데 어머니는 왜 아직도 사고방식이 예전 그대로인 것 같죠?”
“직업에는 귀천이 없어요! 왜 자꾸 직업을 무시하세요? 자기 노력과 실력으로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소중한 직업이라고요.”
“이 직업을 싫어하실 수는 있지만 그렇게 무시하지는 말아 주세요.”
임수아의 코웃음을 치며 말을 마쳤다. 그녀는 하경림의 그 잘난 체하는 태도에 진절머리가 났다.
예전에도 하경림은 늘 이렇게 그녀의 직업을 깔보면서 무대에 오를 수 없는 직업이라고 비하했으니 말이다. 그녀는 임수아더러 일을 그만두고 남편 뒷바라지나 하고 시댁 식구들이나 잘 모시라고 했었다.
“너!”
임수아의 말을 듣자마자 하경림은 안색이 확 변해버렸다. 그녀는 임수아를 노려보면서 입을 열었다.
“임수아, 난 네 시어머니야! 날 그런 태도로 대해도 된다고 생각해?”
그 말에 임수아는 비웃듯 가볍게 웃으며 하경림을 쳐다봤다. 그리고는 아주 무심한 말투로 말했다.
“맞아요, 시어머니시죠. 제가 TV에 나오는 게 창피하셔서 그러시면...”
“차라리 그냥 저랑 시혁 씨가 이미 이혼했다고 말하시든가요.”
“수아야!”
하지만 이 말을 들은 한효진의 안색이 곧바로 어두워졌다.
말투도 단호해졌다.
“그렇게 말하진 마. 그런 말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거야.”
“지금 나 일부러 화내게 하려고 하는 거니?”
이쯤 되자 한효진의 말투도 차가워졌다.
이를 본 임수아는 깜짝 놀라 급히 일어나 한효진 곁에 앉았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 한효진의 등을 가볍게 쓸어내리며 그녀를 진정시키려 했다.
“할머니, 진정하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경솔했어요.”
임수아의 얼굴도 사색이 되었다.
사실 그녀가 이혼에 대한 얘기를 꺼낸 건 할머니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확인해 보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한효진의 반응이 상상 이상으로 격했다.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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