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이렇게 하자. 내 생일 날에 대답해 줘. 그때도 네가 여전히 이혼하겠다고 한다면 나도 더는 강요하지 않을게.”
임수아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날짜를 계산해 보니 한효진의 생일까지 이제 두 달 조금 넘게 남았다.
남은 건 두 달 남짓한 시간이었다.
임수아는 문득 모든 게 정리가 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아요, 할머니. 그렇게 할게요.”
“그래, 그래!”
그녀의 대답에 한효진은 바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마치 무언가 떠오른 듯 다정하게 임수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수아야,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해. 이 집은 너를 가두는 감옥이 아니란다.”
그 말을 들은 순간, 임수아는 따뜻한 무언가가 온몸에 스며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마음이 포근하게 데워지는 기분이었다.
임수아는 한효진의 팔을 끼고 고개를 그녀의 어깨에 살짝 기대며 볼을 비비듯 장난스럽게 말했다.
“할머니, 제가 많이 좋아하는 거 알죠?”
그 말에 한효진은 사랑스럽다는 듯 웃었다.
...
윤시혁이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밤 11시 30분이었다.
그는 곧장 2층으로 올라가려 했지만 거실 쪽에서 갑자기 그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혁아.”
이어서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거실 전등이 켜졌다. 그제야 윤시혁은 하경림이 아직 거실에 있는 걸 알아차렸다.
윤시혁은 그녀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엄마, 이 늦은 시간까지 왜 안 주무셨어요?”
“할 말이 있어서 거실에서 기다리다가 그만 깜빡 잠들었어.”
하경림이 설명했다.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그래요?”
윤시혁이 묻자 하경림은 표정을 굳히고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시혁아, 너 말이야. 수아를 좀 잘 단속해야겠어! 요즘 하는 짓이 점점 더 말이 아니야.”
임수아 얘기라는 걸 알자 윤시혁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러든 말든 하경림은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어 나갔다.
“오늘 걔가 우리한테 뭐라고 했는지 알기나 하니? 영화를 찍겠대.”
“뭐라고요?”
윤시혁은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하경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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