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그 말을 들은 윤시혁은 조용히 고개를 돌리고 임수아를 쳐다보았다.
덤덤한 표정을 짓고 식사하는 그녀를 본 윤시혁은 마음이 복잡했다. 그는 뭐라고 말하려 했지만 머뭇거리다가 끝내 말하지 못했다.
윤시혁이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서 있자 한효진은 어이가 없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팔짱을 낀 채 윤시혁을 쫓아냈다.
“꼴도 보기 싫으니까 당장 꺼져. 허튼짓하지 말고 얌전히 있어.”
윤시혁은 한효진이 화가 나서 쓰러질까 봐 걱정되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윤시혁이 자리를 떠나자 임수아는 일어나서 한효진 옆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한효진을 부축하면서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할머니, 노여움 푸세요. 그러다가 몸이 상하면 어떡해요? 먼저 식사하고 다시 얘기해요.”
임수아는 한효진을 부축해서 의자에 앉혔다. 한효진은 그녀를 바라보다가 씁쓸하게 웃었다.
어제 한효진은 임수아와 진지하게 얘기를 나누었다. 서로 기회를 주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지만 노력하기도 전에 윤시혁이 다른 여자를 만나러 간 것이었다.
한효진은 화가 나서 손을 덜덜 떨었다. 임수아가 옆에서 달래준 덕에 그녀는 천천히 웃음을 되찾았다.
조금 전에 화내서 입맛이 떨어진 한효진은 제대로 먹지 못했다. 임수아는 식사해야 약을 먹을 수 있다면서 조금이라도 더 드셔야 한다고 했다.
식사 후, 한효진은 임수아의 손을 잡더니 미안해하면서 말했다.
“수아야, 어제 시혁이 저지른 일은...”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임수아가 입을 열었다.
“할머니, 저는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임수아는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곧 나가 봐야 할 것 같아요. 할머니, 제가 집에 돌아오면 그때 다시 얘기해요.”
그녀는 미소를 지은 채 다정하게 말했다. 하지만 한효진은 그녀가 일부러 괜찮은 척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한효진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 수아야, 잘 다녀와.”
임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떠났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한효진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한효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