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2장
곧이어 미야타 신노스케는 하현에게 결정적인 한방을 감행했다.
섬나라 발도술도, 바람을 맞받아치며 단칼에 베어버리는 방법도, 그가 쓸 수 있는 살수는 모두 다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땅에는 무수한 칼자국이 어지러이 나 있었고 사방의 나무들은 모두 허리가 잘려 나가 있었다.
그러나 하현은 여전히 무덤덤한 얼굴로 조금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였다.
사송란 일행은 마침내 똑똑히 보았다.
미야타 신노스케가 봐 준 것이 아니라 하현이란 놈의 몸놀림이 너무나 빨랐다는 걸!
하현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몸놀림으로 미야타 신노스케의 칼날을 피했던 것이다.
“어쩐지 섬나라 전신 앞에서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거들먹거리더라니. 미야타 신노스케가 온 걸 알면서도 도망가거나 몸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더라니 정말 이럴 수가!”
“사악한 방법을 좀 터득한 모양이로군!”
사송란의 얼굴이 분노로 울그락불그락 끓어올랐다.
“하현, 당신은 남자도 아니야!”
“미야타 신노스케의 칼을 피하려고 오로지 피하기만 하다니, 너무 비겁한 거 아니야?”
“이런 사생결단의 순간에도 계속 요리조리 피하기만 하는 게 재미있어?”
“그건 미야타 신노스케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우리 대하 무학계의 체면을 구기는 일이야!”
“게다가 당신은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었어!”
“심판으로서 당신한테 명령한다. 더 이상 피하지 말고 정면 돌파해. 반드시 미야타 신노스케와 진검승부를 해야 해!”
“대하의 남자로서 생각을 좀 하고 행동했으면 좋겠어!”
“실력으로 안 될 것 같으니 비겁하게 자꾸 피하기만 하는데 그건 정당하지 못해. 그리고 언제까지 그렇게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해?”
“당신 때문에 우리 대하 무학계가 웃음거리가 될 거라는 걸 몰라서 이래?”
사송란은 매우 심각한 얼굴로 핏대를 세워 가며 화를 냈다.
그녀의 머릿속에선 하현이 미야타 신노스케의 단칼에 맞아야 마땅했다.
피하든 맞서든 모두 대하 무학계의 체면이 구겨질 건 명백했다.
이러든 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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