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서아진은 그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실패했다.
여기서 힘을 빼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서아진은 그저 눈꺼풀을 들고 덤덤한 표정으로 절망에 빠진 신지환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서아진의 맑은 눈동자는 거울처럼 신지환의 초라함을 남김없이 비춰줬다.
“신지환 씨.”
서아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내뱉은 말은 신지환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첫째, 나는 그쪽을 사랑하지 않아요. 과거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나와 아무 상관이 없어요. 따지고 싶지도 않고요. 둘째, 주여린 씨와의 관계는 두 사람이 풀어나가야 할 일이지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알고 싶지도 않고요. 셋째, 사랑은 말로만 해서 되는 게 아니에요. 지금까지 알아본 상황에 근거하면 그쪽은 장기간 이 관계를 소홀히 대했어요 생사가 오가는 순간에 다른 사람을 선택해서 나에게... 이 몸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가져다줬죠. 이건에 대해서는 변호사가 합당한 권익을 주장할 거예요.”
서아진이 하는 말을 듣는 신지환은 안색이 점점 더 창백해졌고 서아진의 손목을 잡은 손에도 힘이 풀렸다.
그 틈을 타 서아진은 신지환의 손을 뿌리쳤지만 그래도 손목에 선명한 자국이 남았다.
“다음으로 이 부동산의 등기부등본 서류에 근거해 내 명의로 이전하려고 해요. 그러니 신지환 씨, 이만 내 집에서 나가주세요. 구체적인 재산 분할 사항은 변호사가 연락할 거예요.”
서아진이 손목을 살살 돌리며 말했다.
‘이 집에서 나가라니.’
큰 충격에 휩싸인 신지환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러는 동안 서아진은 냉정하게 서류를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가서는 문을 열고 나가달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순간 신지환은 뼈저리게 느꼈다.
앞에 보이는 사람은 전에 알던 서아진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 그를 향해 웃고 그가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그가 달래주면 더없이 기뻐하던 서아진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
신지환이 주여린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서아진을 소홀하게 대할 때, 서아진의 헌신을 당연하게 여기며 눈길조차 주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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